3차감염자 무방비 활보 당혹감…바이러스 변이가능성도 조사 美·네덜란드에도 정밀분석의뢰

첩첩산중, 설상가상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 공포가 점점 가속화화는 양상이다. 이미 3차 감염자가 세계최초로 첫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한데 이어 3차 감염이 된 의료진이 서울에서 1500여명에 달하는 한 모임에 참석하고 이후 메르스 확진을 받아 격리됐다는 등의 얘기가 나오면서 향후 대규모의 4, 5차 감염도 간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병원공개를 거부했던 보건복지부는 문형표 장관이 5일 메르스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평택 성모병원의 이름을 공개하면서 특정시기 방문자 신고를 요청하면서 일반 시민들의 두려움도 커지고 있다.

이에 주말 분위기는 숨죽이게 됐다. 전문가들은 “가급적 사람이 많은 곳에 나들이를 피하고,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4차 감염자 우려마저 일고 있다. 주말은 당장 메르스 때문에 숨을 죽였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스크 행렬에선 묘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메르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4차 감염자 우려마저 일고 있다. 주말은 당장 메르스 때문에 숨을 죽였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스크 행렬에선 묘한 긴장감이 감지된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4, 5차 감염 현실화되나=대전에서 3차감염자가 사망하고 대한민국의 심장부인 서울에서 3차감염 확진을 받은 의사가 메르스 증상이 시작된 이후 격리되기까지 사흘 간 강남ㆍ서초ㆍ송파 일대를 다니며 많은 사람과 접촉했다는 얘기가 퍼지면서 시민들은 당혹해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에 메르스라는 질병이 생긴 이후 처음 맞는 ‘4ㆍ5차 감염위험’의 상황까지도 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지금까지 다소 신중한 의견을 보여왔지만 상황이 악화되자 큰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는 “3차감염자가 서울에서 상당기간 아무런 제한없이 돌아다니고 이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4차, 5차로 이어지는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하필 인구가 많고 사람 간 접촉이 빈번한 서울인 것도 큰 문제”라고 했다. 조성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교 교수는 “어느 상황에서나 지역감염 가능성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서울은 전국 타 지자체 평균보다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높아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보건당국의 앞뒤가 맞지 않는 움직임도 불안을 가중케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5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메르스 확산 차단을 위해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공개하고, 위험시기에 이 의료기관을 방문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보다 적극적인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정보공개가 불필요하다고 했다가, 일부 공개를 한 것은 그만큼 위험 신호가 커졌다고 받아들이는 이가 많다.

▶바이러스 변이 발표에 주목=메르스 확진 환자가 속출하면서 바이러스 ‘변이 가능성’에 대한 조사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향후 메르스 확산 여부와 통제에 대한 결정적인 방향타가 될 변수이기 때문이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확진 환자들로부터 수집한 샘플을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에 보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실험실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도 보내 정밀 분석을 의뢰했다.

결과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변이 가능성에 대해 의견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사이언스지는 2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메르스 자문을 맡고 있는 피터 벤 엠바렉 박사를 인용해 한국인이 메르스에 유전적으로 취약할 수 있으며, 한국 유입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 감염 빈도가 낮아 변이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송준영 교수는 “짧은 기간에 변이 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다. 환자 발생 수도 아직까지 많지 않고 국내 유입 시간이 짧아 유전자 변이 발생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도 “변이는 감염 빈도가 높아져야 가능성이 올라간다. 현재 국내 환자가 적어 변이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낮다”고 했다.

김태열ㆍ이태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