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설하중 수십톤 지붕 중앙에 집중돼 - 기상이변 속출 적설하중 고려해 건물보강 시급했는데…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경주 참사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강당의 중앙 바닥에서 집중적으로 희생자들이 발견된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경찰수사본부 관계자는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이 전날 내렸던 눈 무게를 못이겨 중앙부분이 급작스럽게 붕괴했고 이 지점에 있었던 부산외대 학생들이 다수 사망한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며 “이후 학생들이 이곳을 탈출하기 위해 일부는 출입구 3곳(무대 뒤편, 오른쪽, 왼쪽)으로 몰렸고 일부는 창문을 깨고 탈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초기 매몰자 수색에 나섰던 구조대 관계자도 “천장이 바닥까지 무너져 내린 중앙 위치에서 다수의 피해자들이 갇혀 있어 구조가 어려웠다”고 전하기도 했다.

당시 무대앞 첫줄에 앉아있다 창문을 통해 탈출한 한 학생의 증언도 이같은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이 학생은 “처음 앞쪽 천장의 패널이 떨어져 내리면서 동시에 뒷쪽 중앙부 천장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탈출로가 막혔다”며 “옆에 있는 창문을 통해 다른 학생들과 함께 탈출하게 됐다”고 했다.

강당 뒷부분에 앉았던 한 학생은 “처음 천장 패널이 무대쪽 앞부분으로 떨어지더니 일순간에 중앙 천장이 굉음을 내면서 아래로 내려앉았다”며 “뒷쪽에 앉아있던 학생들은 출입구를 통해 대부분 탈출했다”고 증언했다.

강당 지붕의 붕괴과정이 무대 앞에서부터 10초 동안 중앙까지 무너져 내렸다는 당초 생존자들의 증언이 있었지만, 실제로 천장이 무너져 내린 부위는 중앙부, 적설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철골 구조가 중앙부에 하중이 집중되면서 일순간에 꺾여 바닥까지 무너지면서 많은 중앙부에 있던 학생들의 피해가 가장 컸던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이와 동일하다. 구조보강 전문가로 알려진 대한건축학회 조정래 박사(건축공학ㆍ㈜에이스파트너스 대표)는 “붕괴된 강당의 구조는 적설 하중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구조로 적설 하중이 지붕 중앙부에 집중돼 최대 수십에서 수백톤의 무게로 지붕 중앙을 누른 것과 같은 현상이 발생한다”며 “조그만 진동이 발생해도 이 힘 때문에 벽체의 철골 기둥들이 중앙으로 꺾이면서 지붕이 중앙부터 아래로 순식간에 끌려 내려오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올 겨울 동해 남부 해안에 내린 이례적 폭설로 사고 현장과 비슷한 구조의 건물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동해 남부해안 지역에 내린 눈의 양이 상당해서 적설하중을 고려하지 않은 다중이용시설ㆍ공장 등의 건물이 위험한 상황에 놓인 곳이 많다”며 “계속되는 기상 이변을 고려해 건축규정을 마련하고 기존 건물들은 적설하중을 고려해 구조물 보강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