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더 크게, 더 크게…’ 가구업계에 매장 대형화 바람이 불고 있다.

한샘 등 일부 거대 가구업체의 매장 대형화 추세는 그리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지만, 최근에는 중소 가구업체까지 이 행렬에 가세하면서 이제는 ‘대형매장’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분위기다.

지난해 말 경기도 광명시와 고양시 등지에 잇달아 대형매장 용지를 사들이면서 국내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는 ‘이케아’를 향한 경계심과 업계의 큰형님 격인 한샘의 ‘대형매장 성공스토리’가 버무려져 만들어 낸 결과다.

13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매출이 수십억원대에 불과한 중소 가구업체들도 속속 대형매장과 전시장을 개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업체는 ‘카레클린트’. 카레클린트는 홍익대 목조형가구학과에 재학 중인 세 명의 청년이 3년 전 만든 신생 가구 브랜드다.

카레클린트는 지난해 12월 말 경기도 용인 보정동 카페거리에 90여평 규모의 대형 쇼룸이 갖춰진 ‘카레클린트 더카페’를 열었다. 카레클린트가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매출이 빠르게 오르고는 있지만, 아직 월 매출이 6억원가량인 것을 고려하면 과감한 투자다.

카레클린트는 이 매장을 청담동에 위치한 본점에 이어 수도권 거점 매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2005년 설립돼 지난해 30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린 ‘체리쉬’도 지난 7일 부산 동구 범일동 가구거리에 지상 4층(연면적 400여평) 규모의 대형 직영매장을 열고 매장 대형화 대열에 합류했다.

체리쉬는 이 매장의 각 층에 계절별 가구 유행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트렌드 존’과 ‘신제품 존’, 캐주얼 스타일과 클래식 스타일로 구분된 전시장, 모델하우스 형태로 구성된 ‘홈데코 존’ 등을 설치해 가구에서부터 조명, 소품이 일체화된 공간을 꾸몄다.

체리쉬는 부산 직영점 외에도 고양시 본사와 서울 강남직영점을 개ㆍ보수하는 등 매장 대형화에 적극적이다.

사무용 가구시장의 침체로 매출 하락을 겪고 있는 퍼시스 역시 자사의 가정용 가구브랜드 ‘일룸’의 매장 대형화에서 활로를 찾았다.

업계에 따르면 일룸의 연간 매출은 500~600억원가량. 퍼시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 1648억원의 1/3수준이다. 하지만 매장의 규모는 매출에 비할 수 없다.

일룸은 올 1월 강원도 원주와 춘천에 대형매장 2곳을 새로 열었다. 지난해에도 기존 매장의 개ㆍ보수를 포함해 총 4곳의 매장을 새로 열어 일룸의 대형매장은 현재 8곳에 이른다.

이처럼 매장 대형화 바람이 중소 가구업체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은 세계 1위 가구업체 이케아의 국내 진출 영향이 크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창고형 대형매장에서 소파, 침대, 책상, 식탁 등 일반가구에서부터 생활용품까지 수백여종의 상품을 백화점식으로 판매하는 이케아의 영업방식에 대응하려면 매장 대형화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업계의 인식이다.

여기에 가구업계의 큰형님 격인 한샘이 일찌감치 매장 대형화 전략을 구사,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데 한몫을 했다는 시장의 분석이 더해지면서 ‘동생’ 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백화점식 대형 매장의 유효성이 검증됐고 최근 리모델링 붐을 타고 가정용 가구 시장도 되사라 나고 있는 분위기”라며 “한동안 가구 업계의 매장 대형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