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김재준 한국거래소 코스닥위원회 위원장
다음달 15일부터 증권시장의 가격제한폭이 현행 ±15%에서 ±30%로 확대된다. 시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큰 변화가 미칠 영향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기대를 가지는 쪽에서는 무엇보다, 주가가 신속하게 균형가격을 찾아감으로써 시장가격의 합리성과 신뢰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고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가 늘어남으로써 증권시장의 활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가격제한폭 근처에서 형성된 주가가 투자자들의 비합리적 경쟁심리로 가격제한폭까지 추가적으로 이동하는 등의 가격 형성의 비효율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또 인위적으로 상한가를 형성시켜 투자자를 유인하는 등의 주가조작 행위도 줄일 수 있다. 가격제한폭이 커지면 그만큼 상한가 형성을 위해 동원해야 하는 자금의 규모가 커지기 때문이다. 이런 긍정적 측면들이 이번 제도 개선을 추진하게 된 이유이다.
일각에서는 중소형주의 가격 급변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한 모 기업의 주가 급락 사태 이후 이런 우려가 더욱 부각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한 분석과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
우선, 변동성 확대가 무조건 나쁜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한다. 가령 기업가치를 60% 정도 훼손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할 때,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기간이 4일에서 2일로 축소됐다면 이는 전혀 문제 삼을 일이 아니다. 오히려 해당 종목이 시장 전체의 분위기에 미치는 악영향을 조기에 차단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 다만, 주가 조작이나 비이성적 경쟁적 투매 등에 의한 가격급변이 문제인데, 가격제한폭 확대는 오히려 이런 문제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실제 과거 변동성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중소형주가 시장 전체에 비해 특별히 가격 급락이 심하지도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1년간 코스닥 시장 전체와 시가총액 하위 40%에 해당하는 중소형주의 일간 변동성은 각각 4.67%와 4.84%로 큰 차이가 없다.
또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와 함께, 비이성적 매매행태를 줄이기 위한 추가적인 안정화 장치도 마련됐다. 개별 종목별로 전일가격 대비 10% 이상 주가가 변동되면 2분간 매매체결을 중단하는 가격 안정화 장치가 도입됐고, 시장 전체의 거래를 중단하는 써킷브레이커스도 기존보다 강화됐다. 주요 해외시장과 비교해보면 가장 강력한 수준의 2중 3중의 장치가 마련돼 있는 셈이다. 특히 아시아를 제외한 유럽,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는 대부분 가격제한폭 제도 자체를 운영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모든 정책수행에는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합리적 판단이 필요한 것이다. 순기능이 역기능보다 크고 그 역기능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 그리고 통제가능하다면 시장 발전에 보탬이 되는 제도와 시스템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나가야 한다. 지나친 우려로 현상유지만을 고집한다면 시장 선진화를 기대하기 힘들다. 아무쪼록 이번 가격제한폭 확대가 투자자들의 자기 결정권 강화를 통해 증권시장의 가격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증시 선진화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
greg@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