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300개 기업 대상 ‘통상임금 판결 대응 계획’ 조사 -기업 5곳 중 4곳 “인건비 상승 예상”…하지만 “인건비 인상 계획” 6% 불과 -“연장근로 및 임금 인상 억제 등 ‘임금 체계 손질’ 통한 적극 대응”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많은 기업들이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는 가운데 “대법원 판결을 수용해 인건비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기업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의 기업은 연장근로 억제로 초과 근로수당 지급을 최소화하고 향후 수년 간 임금 동결을 추진하는 등 ‘임금 체계 손질’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의 적극적 대응 전략으로 근로자들이 받는 실질적 임금 혜택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300개 대ㆍ중소기업(대기업 138개, 중소기업 162개)을 대상으로 ‘통상임금 판결의 영향 및 대응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86.1%가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향후 인건비 상승이 예상된다’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해 12월 18일 ‘정기적으로 모든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 등은 통상임금’이라고 판결했다.
조사에 따르면 인건비가 20% 이상 오를 것으로 본 기업이 17.3%, 15∼20% 상승은 11.3%, 10∼15% 상승은 12.7%였다. 응답기업 중 41.3%에서 인건비가 10% 이상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대법원의 통상임금 범위 확대 판결을 그대로 수용하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6.4%에 불과했다. 기업 10곳 중 4곳은 ‘임금 체계 조정’을 통해 판결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연장근로 억제를 통한 초과근로수당 지급 여지를 최소화(20.4%)하거나 향후 수년간 임금 인상을 억제하거나 임금을 동결(10.25)하겠다고 밝혔다. 인력구조조정 및 신규 채용 중단을 고려하는 기업도 6%를 차지했다.
하지만 임금체계 조정 때 노조와 근로자의 협조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응답이 56.5%로 기업들이 임금체계 조정에 적잖은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소급분에 대한 소송 불씨도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은 과거 3년치 소급분 지급에 대해 신의성실 원칙에 어긋나 불허한다는 취지로 판결했지만 응답자의 약 17% 가량은 ‘이미 소송이 제기됐다(8.1%)’거나 ‘향후 소송을 제기당할 가능성이 크다(9.2%)’고 답했다. ‘소송제기 가능성이 낮다(62%)’는 응답에 비해서는 낮은 비율이지만 여전히 소송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통상임금의 개념과 범위를 명확하게 하기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응답기업의 89.5%가 개정 필요성이 있다고 답했다. 입법 방향에 대해서는 ‘노사 합의로 통상임금 범위 결정’(37.1%)이 가장 많았다. ‘1개월 내 지급 임금으로 규정’(24.7%), ‘기존 고용부 지침대로 입법’(24.4%)이 뒤를 이었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대로 입법’은 9.9%에 그쳤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근로기준법을 개정해 통상임금에 대한 노사합의의 유효성을 인정하고 1개월 내에 지급된 임금을 통상임금으로 명확히 규정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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