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욕해주는 페북 계정 유행 이용자 대부분 10대 청소년들 카톡이어 또 다른 사이버 폭력

최근 ‘대신 욕해 드려요’라는 페이스북 계정이 유행하고 있다. 일반 이용자들은 인터넷의 익명성을 빌려 욕설을 의뢰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라는 공간을 ‘감정의 배출구’로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정의 주된 이용층이 청소년층으로 나타나면서 사이버 학교폭력의 또 다른 형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페이스북의 ‘대신 욕해 드려요’ 계정은 최근 등장한 뒤 ‘대신 욕해 드려요 ○○시’ 형태로 6개로 늘어났다. 욕하고 싶은 내용을 이들 계정 운영자에게 쪽지로 전달하면 운영자가 해당 내용을 계정에 게시하는 것이다. 또 이 내용을 욕설 대상자에게 전달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계정의 활동은 번식력이 왕성하다. 실제 한 계정의 ‘좋아요’ 횟수는 543명에 달한다.

본지 기자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12일 오후 4시께 ‘대신 욕해 드려요’ 한 계정에 “김XX, 인생 그렇게 살지 마라”는 내용의 욕을 대신 해 달라고 의뢰를 했다. 20분 만에 ‘네’라는 답장을 받았다. 이후 곧바로 글이 해당 계정에 게재됐다.

운영자는 욕설 글을 게시하며 돈이나 다른 대가를 요구하지 않았다. 계정 운영자에게 “왜 대신 욕해 주는 거냐”고 묻자 “앞에서 말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문제는 ‘대신 욕해 드려요’ 계정은 주 이용층이 청소년이어서, 최근 카카오톡 폭력 등 SNS를 이용한 사이버 학교폭력의 또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실정이라는 점이다. 실제 이들 계정에는 ‘○○고등학교 재학 중인 김XX’ 등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욕설이 많았다.

대신 욕해 주는 가상공간 행위는 비단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0년 ‘대신 욕해 드림’ 애플리케이션(application)이 등장해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하면서 사회적인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특히 인터넷 방송에서는 욕을 끊임없이 쏟아내는 ‘욕’ BJ(Broadcasting Jockeyㆍ방송진행자)가 인기를 끌면서 사회적인 이상심리 현상으로까지 해석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청부(?)욕설 행위는 이용자들이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믿음 아래 가상공간의 힘을 빌려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려 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런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두 가지 유형으로 볼 수 있는데, 오프라인상 약자가 자신이 직접 욕을 한 것에 따른 보복을 피하기 위해 자신을 숨겨 이용하는 경우와 법적 처벌에 대한 부담감으로 증거를 없애기 위해 익명성을 이용하는 경우”라며 “이 같은 행위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오프라인상에서 받은 사회적 스트레스를 온라인 공간을 이용해 해소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훈ㆍ민상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