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아이돌과 아티스트가 대척점에 놓여있는 시절은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돌 하면 여전히 음악성보다 퍼포먼스에 방점에 찍힌다. 빅뱅처럼 멤버가 작사, 작곡하고 프로듀싱까지 하는 아이돌 그룹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이돌은 ‘듣는 음악’보다는 ‘보는 음악‘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FNC 킹덤 인 서울’ 패밀리 콘서트는 FNC 소속 팀들이 철저하게 기획된 여느 아이돌 이상으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소속사의 지향점을 잘 보여주었다. FT아일랜드·씨엔블루·AOA·주니엘·엔플라잉 등 소속팀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팬들과 함께 파티를 벌인다는 성격 외에도 아티스트로서의 FNC 음악의 방향성도 함께 보여주었다는 말이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는 이전부터 밴드의 자작곡을 실어왔다. 씨엔블루의 정용화와 이종현, FT아일랜드의 이재진, 최종훈, 이홍기, 송승현 등은 작사와 작곡을 해온 멤버들이다. 한국 데뷔를 앞두고 있는 엔플라잉에도 이번에 공개한 ‘올 인’을 베이스 권광진이 작곡했다.
이날 씨엔블루는 9곡 전곡을 멤버들이 작곡한 노래로 불렀다. ‘외톨이야’, ‘직감’ 등 김도훈이 작곡한 초기 히트곡을 부르지 않았다는사실은 아티스트로서의 씨엔블루의 음악적 색깔을 보이겠다는 의지의 발로로 보인다. 어쩌면 씨엔블루 최고의 히트곡이라 할 수 있는노래를 콘서트에서 부르지 않았다는 사실은 자신만의 음악적 색깔의 자신감이라 할 수 있다. 이종현이 작사 작곡한 ‘블라인드 러브‘를 제외한 8곡 모두 정용화가 직접 작사 작곡했는데, 정용화는 ‘캔트 스톱’만으로도 관객 전체를 한순간에 끌어들이는 힘을 발휘했다.
키보드를 치며 첫곡으로 선보인 ‘필링‘은 정용화의 음악성과 대중성 모두를 보여주었다. 이종현의 빠른 기타 리프가 돋보이며 역동적이고 거대한 사운드를 만들어낸 ‘다이아몬드 걸’과 ‘커피숍‘ ’아임 쏘리’ ‘레이디’ ‘트라이 어게인 스마일 어게인’ 등 세련된 멜로디의 곡들을 불렀다. 키보드와 기타를 자유자재로 연주하며 무대 전체를 휘젖고 다니는 정용화는 땀을 흘리는 모습마저도 너무 멋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FT아일랜드 역시 데뷔 9년차 답게 노련한 무대를 이끌었다. 메인보컬 이홍기의 적극적인 리드로 관객을 끌어들이며 ‘난장‘에 가까운 흥겨운 노래 마당이 만들어졌다. 최종훈의 섬세한 기타, 역동적인 최민환의 드럼에 보컬리스트로도 손색이 없는 베이스 이재진의 포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날 FT아일랜드는 ‘폴링 스타’ ‘샤이닝온’ ’프리덤‘ ‘헤이 걸’ ‘스테이’ ‘투 더 라이트’ ‘프레이‘를 불렀다.
씨엔블루와 FT아일랜드는 비주얼을 갖춘 보이밴드그룹으로, 기획형 아이돌 느낌이 있지만 록밴드로서 음악적 지평을 넓히며 그들만의 새로운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첫 무대를 장식한 신인 엔플라잉은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게 아직 어색한 모습이었으나 리더인 이승협의 보컬과 파워풀한 랩은 손색이 없었다. 이승협은 제이든이라는 이름으로 지민과 함께 ‘갓’ ‘퍼스‘를 불러 관객들을 환호하게 했다. FNC 패밀리 콘서트는 ‘신예 이승협의 발견장’이었다.
두번째 무대에는 주니엘이 통기타를 들고 ‘일라일라‘를 비롯한 3곡을 선보였다. 이후 콜랍 무대에서는 정용화와 ‘바보’를 감미롭게 불렀다. 주니엘은 2012년 ‘일라일라’를 부를 때만 해도 ‘제2의 아이유‘라는 수식어가 붙어있었지만 점점 더 음악적 개성을 강화시키고 싱어송라이터에 더욱 충실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3번째 무대를 이끈 AOA는 ‘짧은 치마’를 시작으로 ‘단발머리’ ‘겟아웃’ ‘사뿐사뿐’을 차례로 불러 남자관객드을 들뜨게 했다. 고음도잘 소화하는 초아의 보컬은 잘 들렸고, 지민의 랩은 더욱 자신있어졌다. 찬미의 랩도 파워풀했다.
/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