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회생協 초대회장…조붕구 코막중공업 대표
키코 피해 기업들 똘똘 뭉쳐 법적애로 해소·재기발판 마련
“회생하고 싶은 기업인들 다 오세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졸업했거나 그 과정을 밟고 있는 중소ㆍ중견기업들이 ‘한국기업회생협회’를 설립했다. 똘똘 뭉쳐 채무ㆍ채권 관련 법적 애로를 해소하고 재기의 발판까지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법률, 회계, 컨설팅 전문가들도 흔쾌히 돕겠다고 나섰다.
초대 회장을 맡은 (주)코막중공업 조붕구(사진) 대표. 그 역시 죽다 살아났다. 이번에 새출발을 다짐한 50여 중소ㆍ중견기업인들도 대부분 ‘환 헤지를 위한 파생상품’이라 해서 믿고 투자했다가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화환율이 급등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이른바 ‘키코(KIKO) 쓰나미’ 피해자들.
고무적인 건 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가 적극 나서준 점. 자금 여력을 갖춘 중견련 회원사와 난관에 봉착한 기업 간 연결고리가 확보된 셈이다. “기술이나 판로는 알짜인데도 유동성 위기 하나로 외국 투기자본의 먹잇감이 되도록 쳐다만 볼 순 없었습니다.”
조 대표는 지금도 ‘키’자만 들으면 구토를 한다. 코막중공업 본사가 입은 키코 피해액은 100억원대지만 엔화 베이스 등 금융비용 전체로는 180억원, 해외 사업장을 포함하면 총손실은 350억원대. 미국 독일 중국 등 해외 법인이 봉괴됐고, 신인도는 추락할 대로 추락했다. “지난해 4월 법정관리를 졸업했지만 여전히 어렵습니다. 신용회복이 안된 때문이죠. 뼈저리게 느낀 것은 기업인들끼리 힘을 모으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조 대표는 키코피해 공동대책위 부위원장으로 동분서주했다.
조 대표는 협력사들이 도산위기에 빠지자 정부와 매칭펀드로 조성한 연구ㆍ개발(R&D) 출연기금 일부를 연쇄부도를 막는 데 사용해 공금횡령으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고초를 당했다. “단 한 푼도 헛되이 쓰지 않아 횡령일 줄 꿈에도 생각 못했다”는 것. 그렇게라도 발버둥친 결과 협력사들은 대부분이 회생했고 지금은 조 대표의 재기를 견인하고 있다.
조 대표에게 회생의 빛이 들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지난해 11월과 지난달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수행기업인으로 동참하게 된 것.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더니 떠났던 바이어들이 다시 연락을 해 옵니다. 인도 수행 때는 현지 채석장비 1위업체인 A 사에 소형 굴착기 500대(500만달러 상당)를 수출하기로 하고 투자합의(MOA)까지 체결했습니다. 저로선 대박이죠.”
조 대표가 가슴 아파하는 하나가 더 있다면 붕괴된 R&D 인프라. 단돈 250만원으로 중장비 소모품 제조업체 코막을 설립한 뒤 몇년 지나지 않아 무려 29개 기술특허 등을 따냈을 정도였다. 한때 100여명이던 직원은 지금 50명, 연구분야도 크게 늘리고 있다. 기술로 재기하고야 말겠다는 그 특유의 승부사적 기질이 엿보인다. 기업회생협회 1800-5250
황해창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