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68혁명을 배경으로 한 이탈리아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몽상가들’에 16세기 조선시대의 회화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2003년 제작돼 한국에서는 10여년만에 최근 재개봉한 영화 ‘몽상가들’에서 여주인공의 방에 동서양의 다양한 회화작품들이 걸려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16세기 전반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암의 ‘견도’(犬圖)로 눈밝은 국내 관객들에 의해 포착됐다. ‘견도’는 깃털을 문 앙증맞은 강아지 그림으로 귀엽고 따뜻하며 동화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작품이다. 그림을 그린 화가 이암은 조선의 왕손으로 기록돼 있으며 생애에 대해선 많이 알려진 바는 없으나 강아지와 고양이, 기러기, 오리, 매 등의 그림에 특히 뛰어났던 것으로 전해진다. ‘견도’와 함께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유작 역시 어미개에 매달린 강아지의 모습을 밝고 따뜻하게 그린 ‘모견도’(母犬圖)다. ‘모견도’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으나 영화 속에 등장한 ‘견도’는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몽상가들’은 기존의 권위와 체제에 반발한 학생과 노동자들의 시위로 혁명의 열기가 달아올랐던 1968년의 파리를 배경으로 미국 유학생과 프랑스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마이클 피트와 에바 그린, 루이 가렐이 주연을 맡았다. 사회의 제도와 금기에 도전하고 사랑과 자유, 예술에 매료됐던 당대 청년 문화를 파리를 찾은 미국 청년과 프랑스 남매의 짧지만 뜨거웠던 동거를 통해 빼어나게 그려냈다. 메가폰을 잡은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거미의 계략’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1900년’ ‘마지막 황제’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거장 감독이다.

‘몽상가들’은 2005년에 이어 지난 6일 재개봉, 다양성 영화 흥행 순위 1~2위를 유지하며 누적관객 3만명을 넘었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