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병상’에서 컴백한 박근혜 대통령이 4일 공무원연금ㆍ국민연금 관련 여야 합의안에 대해 “매우 아쉽다”, “국민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들 개혁에 ‘그립(국정 장악력)’을 꽉 쥐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여야의 대처법도 확연하게 갈리고 있다.

앞서 지난 2일 공무원연금 수령액 인하와 국민연금 수령액 인상을 주고받기한 여야는 “사회 갈등 해결의 모범적 사례”라고 자평했지만, 특히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인상키로 합의한 데 대한 비난 여론이 불거지고 박 대통령도 같은 맥락의 입장을 내놓으면서 ‘각자의 길’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중남미 4개국 순방에서 돌아온 지난달 27일 이후 일주일간 와병(瓦甁) 상태에서 복귀한 박 대통령의 연금 개혁 관련 메시지는 완곡하지만 분명했다. 그는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고 국민연금 수령액을 높이기로 국회 실무기구가 합의한 데 대해 “이것은 공무원연금 개혁과 다른 문제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고, 국민부담이 크게 늘기 때문에 반드시 먼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앞서 청와대 측은 여야가 국민연금 제도 변경안을 9월 국회에서 처리키로 한 걸 두고 ‘월권’이라는 지적을 한 것과 비교하면 한층 ‘톤 다운’된 박 대통령의 지적이다. 다만, 공무원연금에 대해서 논의해야 할 기구가 국민연금까지 손을 댄 것엔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한 걸로 풀이된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이런 메시지에 적극 화답하는 모습이다. 청와대의 ‘월권’ 메시지가 나왔을 때만해도 당ㆍ청 관계가 삐걱대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있었지만, 급속도로 봉합되는 분위기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적연금에 대해 걱정하는 여론이 많은데, 이것 역시 새로 구성될 사회적 기구에서 국가 재정을 고려하면서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국민연금 제도 변경은 국민적 동의와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게 대원칙”이라며 “여야 모두 국민에 대한 월권이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여당 지도부는 국민연금 관련 여야 합의사항을 9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보단 국민동의 절차를 우선적으로 거쳐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당ㆍ청의 이같은 ‘한 목소리 내기’에 새정치민주연합은 강경한 입장을 내고 있다. 여야가 합의한 대로 9월 국회에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높이기로 한 걸 처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문재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에 그치지 않고 국민소득 명목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는 등 일반국민의 공적연금을 크게 강화할 수 있게 된 건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면서 그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도 “공적연금 개선방안에 관한 시행법률을 9월중 처리하기로 (여야가) 분명히 합의했다”면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높여 노후빈곤을 해소한 것은 역사적인 일이다. 합의사항은 지켜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특히 “청와대와 정부가 (합의를)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통령이 국회를 마음대로 움직이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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