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전 KDB자산운용 대표 펀드 수익률 1위로 급부상“지수선물로 하락장 대비해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시장보다는 개별종목에 초점 단기매매는 투자가 아닌 투기”

데이비드 전 KDB자산운용 대표 펀드 수익률 1위로 급부상 “지수선물로 하락장 대비해야”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시장보다는 개별종목에 초점 단기매매는 투자가 아닌 투기”

격랑에 휩싸인 한국 금융투자업계에서도 남몰래 웃고 있는 두 자산운용사가 있다. 데이비드 전 KDB자산운용 대표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다.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이란 공통분모를 안고 있는 두 사람은 차별화된 능력으로 위기 속에서 진정한 강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어제의 꼴찌? 위기 속 극적 반전=KDB자산운용과 메리츠자산운용의 지난해 성적은 신통치 않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지난해 평균 펀드 수익률은 -4%대로 업계 하위권이다. 데이비드 전 대표가 직접 운용을 맡은 KDB코리아베스트펀드의 수익률은 -3%대에 머물렀다.

반전은 코스피 위기설이 나온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7일 펀드정보포털 펀드누리에 따르면 KDB자산운용의 43개 주식형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2.02%로 전체 운용사 가운데 1위다.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5.85%로 모든 국내주식형펀드를 제쳤다.

메리츠자산운용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3위(-1.35%)다. 존 리 대표가 ‘단 하나의 펀드’로 내세우고 있는 메리츠코리아펀드는 유형평균 수익률(-3.94%)을 웃도는 -1.35%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에서 한국으로=데이비드 전 대표는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1993년 아시아계 최초로 미국 유력 투자은행(IB) 베어스턴스에 입사해 2년 만에 평사원에서 전무까지 초고속 승진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하며 명성을 얻었다. 뉴욕대 출신의 존 리 대표는 ‘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에서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세계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코리아펀드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15년간 활동하며 주목받았다.

이들은 신선한 충격을 몰고 왔다. 격의 없이 직원들과 대화하고 직접 운용에 참여하는 등 기존 관행과는 거리가 멀다. 데이비드 전 대표를 만나려면 대표이사실이 아닌 펀드매니저들로 북적이는 트레이딩룸으로 가야 한다. 존 리 대표는 아예 사옥을 북촌로로 옮겼다. 집무실은 있지만 일반 직원 공간과 다를 게 없다.

▶나만의 운용 철학으로 승부한다=두 사람은 확실한 운용 철학을 갖고 추진한다는 점에선 같다. 하지만 내용은 판이하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변동성’을, 존 리 대표는 ‘장기투자’를 강조한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한국 시장이 장기적으로 하향추세 속에서 박스권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기업 순이익은 줄어들거나 정체돼 있는데 코스피가 오를 것으로 보는 것이 비논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변동성을 어떻게 관리해 수익을 낼 것인가’란 질문에 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경기민감주와 경기방어주를 적절히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지수선물로 하락장에 대비하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펀드는 위험 대비 수익성을 나타내는 수정샤프지수가 0.87로 유형평균(0.08)을 크게 웃돈다. 샤프지수가 높다는 것은 동일한 위험을 감내했을 때 수익이 더 좋다는 것이다.

반면 존 리 대표는 시장 전망 자체를 하지 않는다. 철저히 개별종목 분석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좋은 주식을 잘 고르는 것이 주식을 하는 이유”라는 게 그의 철학이다. 그의 관점에서 단기매매는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메리츠코리아펀드 외에 다른 펀드는 정리하겠단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특화된 펀드라면 모를까 한 운용사에서 같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여러 개인 것은 성적표를 여러 개 만드는 눈속임”이라고 존 리 대표는 말했다.

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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