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우루과이라운드 이후 농업소득 年평균 3.2% 뒷걸음 한중FTA·TPP등 갈수록 태산 농업경쟁력 강화 특단대책 절실

1995년 우루과이라운드(UR) 농업협정 발효 이후 농산물 시장 개방 확대가 본격화했다. 2004년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ㆍ미국 등 농업대국과의 FTA가 발효됐으며, 현재 한ㆍ중 FTA 협상이 진행 중이다. 우리나라의 농축산물 수입액은 1995년 약 69억달러에서 2012년 234억달러로 무려 240%나 증가했다.

정부는 UR 이후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각종 투ㆍ융자 정책을 추진했다. 생산시설이 확충되고 기계화 진전 및 기술 향상 등으로 농업생산구조가 상당 수준 개선되었다. 이에 따라 농산물 수입이 급증한 가운데서도 농업생산성이 꾸준히 향상되어 왔다.

농협경제연구소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농업의 총요소생산성(노동ㆍ자본ㆍ토지 등 생산요소를 모두 고려한 생산성)은 1995년부터 2012년까지 연평균 1.26%씩 증가했다. 2010년 말 구제역 발생 이후 축산물 수급이 불안정했던 특수한 사정 등을 고려해 1995년부터 2010년까지의 총요소생산성을 추정하면 연평균 2.04%씩 증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소득은 오히려 감소했다. 1995~2012년 농가호당 평균 농업소득은 실질 기준으로 연평균 3.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명목 기준으로도 1995년 1047만원에서 2012년 920만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그리고 여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인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농업생산성 향상은 농산물의 공급 증대를 의미한다. 따라서 공급이 증대된 만큼 수요가 확대되지 않으면 농산물 가격은 하락하게 된다. 1995~2012년 농가판매가격지수는 실질 기준으로 연평균 0.9%씩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생산성 향상으로 국내산 농산물의 공급은 늘어났으나,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면서 국내산 수요가 수입 농산물 쪽으로 상당 부분 옮겨갔다. 이로 인해 국내산 농산물의 실질가격이 하락하고 농가의 농업소득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농업경영비의 증가도 농업소득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UR 이후 정부의 농업 투ㆍ융자 추진과 농업인의 자구노력에 의한 생산성 향상의 효과는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져 농업인 소득보다는 소비자후생으로 이전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이는 농업인이 어려운 경영여건을 감수하면서도 소비자 후생 증대를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해 왔음을 의미하며, 이에 따라 농업인 지원정책을 강화해야 하는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농업인의 소득 및 경영 안정을 위한 지속적 정책 지원이 요청되는 대목이다.

EUㆍ미국 등 농업대국과의 FTA 이행으로 농산물 수입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농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한ㆍ중 FTA는 2단계 협상에 들어가 본격적인 품목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정부는 ‘모든 관세 철폐’를 목표로 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관심을 표명하고 예비 양자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업 분야로서는 참으로 ‘산 넘어 산’이 아닐 수 없다. 더 더욱 힘겨운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

농업생산성은 기술 진보와 생산요소의 효율적 투입을 통해 향상된다. 따라서 농업생산성 향상은 농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그러나 농산물 수입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국내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받쳐주지 않으면 생산성 향상의 효과는 국내산 가격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통상 협상에서는 우리 농업을 최대한 보호하기 위한 협상력을 발휘하고, 국내적으로는 농업경쟁력 강화와 함께 직접지불제 및 FTA 피해보전대책, 재해보험 등 다양한 형태의 농업인 소득안정 정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 농산물의 국내 수요는 물론 수출 확대를 위해 농업인의 노력과 함께 정책적 지원도 적극 요청된다.

김유태 농협경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