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You like math question right ? solve this 20.8.5+16.9.7.19-6.15.21.14.4-19.8.9.20.-9.14+20.8.5-16.1.4.÷9.6+4.1-3.1.12.12+21-21.16-19.1.25+14.15-3.15.13.5-15.14.12.25+1.19+23.9.20.14.5.19.19+19.1.25-9+15.14.12.25-21.19.5+2.21.4-14.5.22.5.18.-9.3.5 Got the answer?’

지난 2013년 8월 27일, 마약사범으로 군산교도소에 수감중이었던 A(28)씨는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언뜻보면 수학문제로 보이는 내용, 하지만 이 편지속에는 비밀이 숨어 있었다. 20은 T, 8은 H, 5는 E. 수점으로 구분된 숫자 한개 한개는 알파벳 순서에 일대일로 대응돼 있었다. 이렇게 전환한 문장은 ‘The pigs found shit in the pad if da call u up say no come only as witness say I only use bud never ice’. “돼지들(경찰)이 집에서 마약을 발견했다. 검사(da)가 너를 소환하면 증인으로 출석하는 것이 아니면 출석하지 않겠다고 답하고, 나는 bud(대마)만 하고 ice(마약)는 하지 않는다고 말해라”는 뜻이었다. 영화에서나 보던 암호를 이용한 비밀 편지였던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백용하)는 암호를 사용해 거짓증언을 시킨 혐의(위증교사)로 미결수용자 B(32)씨와 그의 사주를 받고 거짓으로 증언한 A씨(28)를 추가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필로폰 소지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해 현재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B씨는 재판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감추기 위해 미국에서 만났던 친구 A씨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친구 A씨가 증인으로 나서 B씨 집에서 발견된 마약이 B씨 본인의 것이 아니라 A씨의 친구가 맡긴 것이라고 진술하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문제는 자신이 이미 구속된 상태인데다 A씨 역시 수형자 신분인 상황에서 어떻게 이같은 계획을 들키지 않고 전달할 수 있느냐는 점이었다.

B씨는 암호를 이용해 마치 A씨에게 그가 좋아하는 수학문제를 내주는 것처럼 편지를 작성했다. 교도관을 감쪽같이 속여 A씨에게 전달한 이 편지에는 현재의 상황과 거짓증언을 해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영화같았던 이 계획은 검사의 ‘매의 눈’을 벗어나지 못했다. 공판 과정에서 이들이 말을 맞추고 있다고 판단한 공판검사가 A씨의 감방을 압수수색 하면서 편지와 마약을 발견한 것이다. 수학문제를 가장했지만 한 숫자에 소숫점이 여러번 포함되는 가 하면, 고작 사칙연산만 여러번 되풀이 되는 ‘산수’수준의 문제가 이상했던 그는 여러번의 연구 끝에 이 편지가 ‘암호’였다는 사실을 밝혀내 이들의 혐의를 밝혀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A씨가 교도소 내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던 C(38)씨로부터 향정신성의약품 2정을 건네받은 사실도 적발해 이들을 마약류관리법(향정) 위반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