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3저’ 미·일 등 해외사례 보니…

우리 경제가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원화 약세) 등 ‘신3저’라는 외부적 영향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노동시장 등 구조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단기적인 회복에 집착했던 일본, 혁신과 구조개혁에 힘쓴 미국ㆍ독일 등 해외 사례는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란 오랜 경기 침체를 겪었던 데는 엔화 절상 등 환율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금리, 양적완화 등 단기적 정책을 썼기 때문이란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일본은 지난 1985년 미국과 ‘플라자 합의’를 맺은 후 경제 상황이 악화될 조짐을 보이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플라자 합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G5 정상들이 1985년 9월 22일 미국 뉴욕의 플라자호텔에서 만나 ‘엔화 절상’에 합의한 것을 말한다.

그 결과 엔화 가치는 급증했고, 이로 인해 일본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급감했다. 일본 정부는 저금리와 함께 시중에 돈을 푸는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수출경쟁력 향상과 내수 부양에 나섰다.

그러나 저금리로 인해 대출이 늘고, 이는 부동산 투자로 이어지면서 자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결국 거품이 꺼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고, 기업과 은행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그 이후 일본은 20년 넘는 경기 불황을 경험해야만 했다.

이와 달리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후 금융위기를 겪었던 미국은 민간 혁신,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 구조를 바꾸는 정책으로 재기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역시 양적완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쳤지만, 여기게 그치지 않고 창업, 신기술 개발 등 민간 혁신에 힘썼다. 이른바 ‘실리콘밸리’ 모델로 대표되는 창업 시스템을 구축하며 경제회복을 도모했다.

아울러 실패한 기업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함과 동시에 위기 때에는 감원 등 신속한 인력 구조조정이 가능케 했던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조했다.

‘노사정 대타협’으로 유명한 독일의 하르츠개혁, 네덜란드의 바세나르 협약 등도 경제 살리기의 토대가 됐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하다.

독일 슈뢰더 총리는 지난 2003년부터 노동시장 유연화를 기반으로 한 ‘하르츠 개혁’을 추진했다. 당시 경영계는 고용 안정을, 노동계는 임금인상 억제 및 파업 자제를 약속했다. 네덜란드도 바세나르 협약을 통해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일자리를 나눠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이 ‘신3저’ 현상에 좌지우지 되지 않으려면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 펀드멘털(체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신3저’는 전 세계적인 경제 부진이 반영돼 나타난 현상이어서 국내 경기 회복에 장기간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한국이 저성장에서 벗어나려면 노동시장 개혁 등 경제 구조의 틀을 바꾸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