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서해 바다가 맞을까? 물 속 맑게 빛나는 백령도의 바위를 보며 내뱉은 감탄사다. 동해나 남해, 제주도 못지않은 맑은 바다다. 일행 중 한명은 “마치 동남아 바닷에 온 느낌”이라고까지 표현했다.
백령도, 많이는 들어봤지만, 정작 가본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은 우리나라 섬 중 하나다. 인천항에서 출발, 시속 70㎞로 바다위를 내달리는 쾌속선을 타고도 4시간이 좀 넘게 걸리는 서해 최북단에 위치해있다. 그만큼 외지 사람들이 쉽게 발을 들여놓기 어려운 섬이다.
백령도와 인천항을 오가는 배는 하루 2편, 아침 7시반과 8시에 인천항을 떠난다. 서울 또는 타 지방에서 인천항까지 접근 시간까지 감안하면 시작부터 쉽지 않은 여정이다. 그나마도 기상 여건에 따라 불시에 취소되기 일쑤다. 계절에 따라 많게는 결항률이 40%에 이른다.
하지만 이 같은 번거로움과 피로도 백령도 여행을 막지는 못한다. 쉽게 외지인의 상륙을 허락하지 않은 섬인 만큼, 아름자운 자연은 섬 이곳저곳에 고스라니 남아있다.
백령도 여행의 백미는 해안의 절경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알록달록 예쁜 자태를 뽐내는 동그란 돌맹이들이 모여있는 콩돌해수욕장, 50미터가 넘는 바위 절벽이 늘어선 두무진, 배에서 내리자마자 보게 되는 높은 규암 절벽과, 또 사이에 난 바닷물이 출렁이는 동굴 모두가 천연 기념물이다. 해안을 따라 조성된 둘레길도 값비싼 등산장비 없이 편안 운동화 만으로 여유있게 돌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신경썼다.
콩돌해수욕장에서는 맑은 날 북한 해주 땅까지도 볼 수 있다. 또 천안함 용사들이 끝까지 사투를 펼친 현장도 전망대에서 ‘꺼지지 않는 불꽃’과 함께 보면서, 이곳이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서해 최북단임을 느낄 수 있었다.
여의도 6배 크기의 섬인 만큼, 해안가 뿐 아니라 섬 안쪽에도 많은 볼거리가 있다. 백령도만의 먹거리인 매밀 피에 김치를 볶아 넣은 떡, 섬임에도 발달한 논농사를 위해 만들어진 저수지를 따라 넓게 형성된 논에서 깨끗한 물로 만들어진 쌀밥과 국수 한 그릇도 별미다. 최근에는 토속 음식은 물론, 기러기탕이나 산채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식당, 심지어 커피 전문점까지 들어서면서 관광지로 제모습을 갖추고 있다. 랜터카를 이용한다면 1박2일의 짧은 일정에도 섬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맛있는 별미를 모두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5성 호텔은 아니지만, 섬 이곳저곳에 있는 팬션 또는 모텔도 대부분 기대 이상의 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섬을 떠나기 전, 백령도만의 특산물 하나를 사고 싶다면 까나리 액젓을 추천한다. 백령도가 있는 서해안 안쪽 맑은 물에서 자란 까나리로 젓갈을 만들기 위한 공장, 그리고 붉은 색 고무 통을 섬 이곳저곳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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