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대안없고 비용도 천문학적 새 제도 도입하려면 법령도 고쳐야
금융당국이 주민등록번호를 두고 딜레마에 빠졌다.
주민등록번호로 개인을 식별하는 현행 체제를 그대로 두자니 정보 유출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고, 그렇다고 바꾸자니 천문학적인 비용에다 성공 가능성 역시 희박한 탓이다. 금융당국은 주민등록번호를 대체할 수단을 찾고 있지만 ‘답이 없는 문제’를 두고 씨름하는 형국이다.
주민등록번호는 출생부터 성별, 지역 등 개인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바꿀 수도 없는 탓에 한번 유출되면 2, 3차 피해를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를 대신할 새로운 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주민등록번호와 달리 사용자가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는 개인식별번호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해당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번호를 바꿀 수 있어 2, 3차 피해를 막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주민등록번호와 함께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대안을 검토해 달라”고 지시한 것도 이런 국민적 우려를 염려해서다.
정부 당국 내부적으로도 주민등록번호 대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공감하고 있다. 문제는 현행 체제를 바꾸는 데 따른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혼란이다. 우선 관련 법을 모두 개정해야 한다. 현재 모든 금융관련 법률에 우선하는 금융실명제법이 금융거래 시 개인을 식별할 때 주민등록번호로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 전자금융거래법과 보험업법 등도 주민등록번호 수집과 이용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식별번호를 도입하려면 이런 금융관련 법령을 모두 고쳐야 한다.
은행, 보험, 증권 등 금융회사들의 시스템도 모두 뒤집어야 한다. 이들 역시 현행 법률에 따라 주민등록번호로 개인을 식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교체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에 달할 수 있다.
그렇다고 당국의 개인정보 태스크포스(TF)팀이 대안으로 검토 중인 아이핀(i-PIN, 인터넷 개인식별번호)이 대안이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민등록번호를 등록해야 만들 수 있는 데다 아이핀을 관리하는 신용정보회사가 해킹을 당하면 아이핀 번호는 물론 주민등록번호까지 통째로 유출될 수 있다.
개인정보 TF팀 관계자는 “실무 TF팀이 주민등록번호 대안으로 아이핀을 검토 중이지만 내부적으로도 회의론이 큰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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