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길용 기자]30대 그룹이 올 해 고용 없는 투자에 집중할 계획이다. 투자액은 늘어나는데, 고용은 줄어든다. 전경련은 기업들이 감원 등 인력구조조정을 더 손쉽게 하도록 법과 제도가 정비돼야 신규채용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16일 밝힌 30대 그룹의 올 해 투자계획은 136조4000억원이다. 작년보다 19조3000어원, 16.5% 늘었다. 그런데 신규채용은 6.3% 줄인 12만 1801명으로 계획했다. 총근로자수도 118만651명으로 전년대비 고작 1%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숫자상 투자는 크게 늘어나지만 고용은 증가하지 않는, 고용 없는 투자다.

특히 주요 내용을 들여다보면 투자금액 숫자에 고개가 갸웃거려 진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이 현대차그룹의 서울 삼성동 한전부지 투자다. 전경련은 현대차그룹이 2015년에만 10조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한전부지 공사는 2017년부터다. 2015년 이뤄지는 것은 한전부지 인수대금 지급이다. 그나마도 작년에 1조5500억원의 결제가 이뤄져 실제 올 해 결제금액은 9조원이다. 직접 업무시설이 아닌 쇼핑몰 부지 등의 비용도 정부에서 인정하는 투자는 아니다. 사옥부지 매입은 투자라고 볼 수는 있지만, 건설이 이뤄지기 전에는 직접적인 고용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올 해에만 4조원으로 집계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라인증설도 실제 회사 측 투자계획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다. 전경련은 이날 30대그룹 총합 및 주요 투자프로젝트는 공개했지만, 각 그룹별 투자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전경련 송원근 경제본부장은 “작년에 대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으나, 30대 그룹은 연초 투자 계획(118조 4000억원)의 99%를 집행했다”며 “올 해에도 주요 그룹들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여건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OLED, 유통, 에너지 등 기존 주력업종의 과감한 설비투자와 신성장동력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투자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 해에는 전년대비 시설투자는 19.9% 늘어난 102조8000억원, R&D 투자는 7.4% 늘어난 33조6000억원이다. 하지만 30대 그룹의 지난 해 투자총액은 117조1조원으로 전년대비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R&D 투자가 31조3000억원으로 4.2% 늘었지만, 시설투자는 85조8000억원으로 1.1%가 줄었다.

한편 송 본부장은 “올해 정부가 규제 기요틴 등 규제완화 정책과 경제체질 개선에 힘써준다면 30대 그룹은 금년도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집행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신규채용 감소는 정년연장에 따른 신규채용여력 감소와 통상임금범위 확대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이 큰 영향을 준 것”이라며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을 극복하려면 임금피크제 및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경기상황에 맞게 인력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구조개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련의 최근 ‘2015년 신규채용계획 조사’를 보면 내년부터 정년이 의무화 되면 53세경에 퇴직하던 근로자들이 ‘60세까지 근무하려는 경우가 많아질 것(62.8%)’, ‘지금보다 더 많은 명예퇴직금을 준다면 퇴직할 듯(12.6%)’이라는 결과가 있다. 올 1월 ‘2014년 통상임금 협상 조사’에서도 통상임금 범위를 재조정한 기업의 통상임금액이 전년대비 17.9% 인상되어 통상임금 범위 확대가 인건비를 증가시킨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따라서 대기업의 신규채용이 줄어드는 고용절벽 현상을 극복하려면 임금피크제 및 직무성과급 임금체계를 도입하고 경기상황에 맞게 인력조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노동시장구조개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게 전경련의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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