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시장이 다시 외국인의 자금 이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흥국의 금융위기 우려에 따른 세계 금융시장 불안이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재차 번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코스피는 외국인의 팔자세로 거래를 시작했다. 전날 밤 뉴욕증시는 28일(현지시간)부터 양일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이 추가로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당분간 글로벌 자금의 ‘리스크 오프(Risk Offㆍ위험회피)’ 성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금이 안전자산을 선호하게 되면 신흥국 위치인 코스피는 자금 이탈을 맞게 된다.
지난해 6월 미국 의회에서 출구전략에 대한 언급이 나타난 후 벌어졌던 글로벌 자금의 엑소더스가 재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다만 한국이 위기설이 불거진 신흥국과는 다르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가고 있고 외환보유고도 넉넉하다. 지난 6월 당시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일시적 변동성 확대에 그칠 것으로 선을 긋는 이유다.
문제는 저점이 어디냐는 데 있다. 시장 안팎에선 코스피 지수 1900선을 주요 가늠대로 보고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1900선을 지켜내지 못할 경우 낙폭이 더 클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당장 보수적으로는 지난해 저점까지 하락 가능성을 보는 전문가도 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6월 미국의 출구전략 우려에 코스피에서 외국인 자금 이탈이 확산되면서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배가 무너지는 밸류에이션 디스카운트가 일어났다”고 말했다.
지난해 양적완화 축소 언급 후 국내 증시의 12개월 예상 밸류에이션 저점은 PER 8배, PBR 0.95배로, 이 경우 코스피는 1800~1840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지수 1900선에서 공방을 예상하며 마지노선은 1860선으로 본다”며 “한동안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나대투증권은 글로벌금융시장의 위험지표인 ‘시티 단기 매크로 리스크 인덱스(Citi Short term Macro Risk Index)’를 통해 코스피 지지선을 추정한 결과 종가 기준으로 1900선을 추정하되, 보수적으로는 1850까지도 내려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되면 한국 수출의 신흥국 전체에 대한 의존도가 74% 수준이어서 수출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자본시장에서는 위기 부각시 한국의 주식, 채권, 통화의 트리플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다만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여건이 크게 개선됐고 경기모멘텀과 정책 대응 여력 등을 감안하면 중장기적으로는 신흥국 내 한국이 여러 위험 국가와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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