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에 따라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재판을 구속된 상태에서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이범균)는 22일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된 원 전 원장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1억6272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황보연 황보건설 대표로부터 현금 1억2000여만원과 미화 4만달러를 받은 혐의를 유죄로 본 반면, 순금 20돈 십장생과 호랑이 크리스털을 받은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유일한 직접 증거가 된 황 대표의 진술이 일관되고 구체적일 뿐 아니라 여러 증거와 부합해 신빙성이 있다고 봤다. 아울러 황 대표와 원 전 원장이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한 금품 제공ㆍ수수의 명목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다만 원 전 원장이 순금 십장생과 호랑이 크리스털을 받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청탁이나 알선의 대가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해당 혐의를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황보연이 피고인에게 수시로 고가의 선물을 했을 뿐 아니라 황보연 스스로도 그것이 단순한 생일 선물이라고 진술했다”며 “알선수재 혐의의 증명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변명에 급급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매우 커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원 전 원장은 2009~2010년 황 대표로부터 공사 인허가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7월 기소됐고,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