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연말정산 파문에 따라 정부가 내놓은 출산자, 다자녀자, 독신자, 연금 등 4가지 보완대책이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말정산 결과 세금이 늘어난 이유, 합리적인 세 부담 수준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라기 보다 국민적인 불만을 봉합하기 위한 다소 급조된 검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관련 대책이 자녀, 노후 부분에만 국한돼 이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의 불만은 또 다시 터져 나올 수도 있다.
연말정산에 따른 국민 원성이 높아지자 정부와 새누리당은 지난 1월 당정협의회를 열어 연말정산 시 4가지 항목에 대해 소급 적용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폐지됐던 출생과 입양에 대한 세액공제를 신설하고, 자녀세액공제를 상향 조정하면서 둘째 자녀부터 공제폭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다가구 근로자보다 특별공제 혜택이 적은 독신근로자를 위해 현재 12만원으로 돼 있는 표준세액공제도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표준세액공제란 근로소득자가 보험료,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 등 공제를 받지 않고 연말정산을 신청하더라도 일정액을 산출세액에서 삭감, 환급해주는 제도다.
노후 보장을 위해 현재 12%인 연금보험료 세액공제 또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일부 다자녀 가정이나 독신자의 경우 공제 혜택이 적어 세금을 더 많이 내게 됐다는 여론도 있고, 당에서도 문제를 지적해 검토 차원에서 보완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일단 방향만 설정한 것이고 실제 적용 여부는 이달 말까지 연말정산 결과를 분석한 후 그 결과를 4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분노와 이에 따른 표를 의식한 여당의 지적에 정부가 중심을 잡지 못하고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꼴이라고 비판한다. 더구나 소급 적용을 한 전례가 없어 국민 불만이 있을 때마다 소급 적용을 검토해야 하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원식 한국재정학회장은 “이번 연말정산 때부터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이 같은 국민 불만은 예견됐던 일”이라며 “정부가 방향이 맞다고 판단했으면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한데 여론에 끌려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홍기용 한국세무학회장은 “대다수 국민들은 이번 소급 적용이 모두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며 “5월 연말정산 후 혜택을 받지 못 한 국민들은 또 다시 실망하고 불만을 터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기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간사도 “지금은 정부가 어떤 형태로 보완책을 밝혀도 차후에 불만은 또 나오게 될 것”이라며 “세금이 늘어난 이유, 합리적인 세 부담 수준 등을 고려해 보완대책이 나와야 하지만 이번 연말정산 결과 하나로 땜질식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후폭풍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