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ㆍ양대근 기자]재벌사의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그룹 등 국내 재벌사들이 경제민주화법에 따른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과세가 본격화된 것과 맞물려 총수일가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구조 변화는 물론 경영권 승계까지 염두한 개편을 단행하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 경영권 승계 맞물린 지배구조 개편…현대글로비스ㆍ현대모비스ㆍ현대건설 ‘주목’=현대차그룹은 현대엔지니어링-엠코 합병을 신호탄으로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이 본격화 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엠코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이번 합병이 그룹 승계작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 부회장이 지분을 갖고 있는 현대엠코와 현대글로비스의 기업가치를 높여 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인 현대모비스 지분을 확대하는 시나리오다.
여기에 정 부회장이 현대차 지분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매각해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의 주식을 사들이거나,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의 지분 맞교환 등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의 지주사 담당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지분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 현대글로비스인데다 엔지니어링-엠코 합병으로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한 엠코의 지분 가치가 올라가면서 주가에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두 회사의 합병 결정이후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5% 이상 상승했다. 이외에 엔지니어링-엠코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도 지배구조 개편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지배구조개편 닻 올린 삼성, 삼성물산 수혜 전망=삼성그룹도 지난해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부의 인수와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매입에 이어 삼성SDS와 삼성SNS의 합병을 통해 일찌감치 지배구조 개편작업에 착수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경우 현 지배구조를 유지하는 가운데 3세들간의 사업부 정리를 통한 계열분리 방식으로 후계구도를 만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후계구도 측면에서 적정지분과 공정가격 확보를 위해 3세들이 집중적으로 보유한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기업공개(IPO)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물산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삼성의 중간금융지주회사 추진은 불투명한 상황이지만 기존 순환출자의 고리를 풀기 위한 구조개편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그룹 지배구조개편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
▶그룹사 지배구조 개편 후속작업 착수…SK C&C 대한항공 ‘관심’=SK그룹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개편 후속작업도 관심대상이다.
이미 지난 2007년 SK가 지주사 SK와 SK에너지로 분할되면서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SK그룹은 구조적 특성상 SK C&C와 SK 합병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경우 최태원 회장의 SK C&C 보유지분에 대한 가치극대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SK C&C는 지주사 SK의 지분 31.8%를 보유 중이다.
지난해 순환출자구조 해소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한진그룹도 지배구조 개편 후속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은 지난해 기존 ‘한진-대한항공-정석기업-한진’, ‘대한항공-한진관광-정석기업’의 순환출자 구조에서 한진관광 물적분할과 한진칼 지주사 설립, 대한항공 인적분할을 잇따라 거치면서 ‘한진칼-정석기업-한진-한진칼’의 순환출자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지주사로 전환했지만 순환출자 고리는 완전히 해소하지 못해 추가적인 지분관계 조정이 필요하다. 최근 조원태 대한항공 부사장을 한진칼 대표이사에 겸직시키는 등 3세 경영을 위한 후계구도 작업도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 관련주, 영업이익 크게 개선될 듯=재벌들의 지배구조개편으로 수혜가 예상되는 핵심기업들의 올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6338억원으로, 전년대비 36.20% 즐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역시 올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73.54% 47.56%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으로 관심을 받고 잇는 현대글로비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7346억원으로 전년대비 13.37%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으며 현대엔지니어링-엠코의 합병 법인의 최대주주인 현대건설의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5.7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한진그룹 지배구조의 핵심기업으로 부상한 대한항공의 경우 전년대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은 1432.37%로, 큰폭의 증가세가 예상된다.
김주형 트러스톤주식운용 AI본부장은 “삼성, 현대차, 한진 등 그룹의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개편 작업 수혜주가 ‘테마’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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