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 시인이 첫 번째 에세이집 ‘시가 있는 밥상’을 출간했다.
저자는 지난 1991년 문예지 ‘녹두꽃’ 추천으로 등단한 뒤 시집 ‘그곳인들 바람 불지 않겠나’ ‘혼자 먹는 밥’ ‘등뒤의 사랑’ ‘아버지의 집’ ‘별을 의심하다’ 등과 동시집 ‘돌멩이가 따뜻해졌다’를 펴낸 바 있다. 저자는 창작 활동과 더불어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왕성한 정치담론을 펼쳐 ‘밥상 시인’ ‘정치 논객’ 등으로 불려왔다.
이 책은 시와 에세이 각각 60편과 저자가 직접 차린 60개의 밥상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그동안의 정치 담론에서 벗어나 직접 차린 밥상과 시를 중심으로 문학ㆍ정치ㆍ경제ㆍ사회ㆍ교육ㆍ역사 등을 두루 아우르는 인문학 지식을 버무린 에세이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저자는 이 책에 실린 60개의 밥상 차림 가운데 열 개 남짓의 음식에 대해 자세한 조리법까지 실어 독자의 흥미를 더한다.
저자는 “밥상을 차리면서 내 일상은 차츰 정상으로 돌아왔고 평온해졌다”며 “사람들이 내 시와 밥상을 통해 위안을 받았다면 아마 그것은 일상의 건재함에 대한 안도감 때문일 것”이라고 집필 의도를 전했다.
저자는 오늘을 ‘실종과 부재의 시대’로 규정하며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핵심 가치체계로 ‘시’와 ‘인문정신’ 그리고 밥상으로 상징되는 ‘집’과 저녁으로 대변되는 ‘일상’을 꼽는다.
저자는 “내가 차린 밥상은 단지 음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일상을 복원하고자 하는 의지이자 간절한 염원”이라며 “밥상머리 담론은 당황스런 시대를 우회하는 내 나름의 방편 또는 세상과의 새로운 소통 방식”이라고 말한다.
“밥을 같이 먹는다는 건 삶을 같이한다는 의미다. 그래서 삶을 같이하는, 즉 공동체의 가장 기본 단위인 가정의 성원을 ‘식구’라 부르는 것이리라. 내가 매일 얼굴도 모르는 이들과 변변찮은 밥상이나마 나누고자 하는 것은 공동체 복원에 대한 나름의 염원과 향수를 표현하는 일이다. 험난한 시대의 고개를 넘으려면 함께 가는 수밖에 없다.”
저자는 책 제목을 비롯해 표지 구성까지 페이스북 친구들의 의견을 물어 정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간의 접점 만들기를 시도했다. 저자는 “이 책에 실린 시와 에세이, 밥상은 모두 페이스북에 이미 실었던 것들”이라며 “이것을 종이책으로 내는 이유는 변화한 환경에 따르려는 새로운 장르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함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