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vs 공무원 · 군인연금 갈등…해법은
국민연금과 달리 공무원ㆍ군인연금은 국고 보조를 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양쪽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군인연금은 1973년 적립기금이 소진됐다. 공무원연금 역시 2001년 적립기금이 소진됐고 이후 계속 정부 재정이 투입돼 왔다. 적자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져 올해 공무원연금은 1조9000억원, 군인연금은 1조3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만 3조2000억원의 혈세가 연금 적자를 메우는 일에 사용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공무원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면서 “철밥통의 연금을 내 세금으로 줄 수 없다”는 반발이 높아진 상황이다.
국민의정부 시절 이미 민간기업 노동자와 공무원 간 생애소득이 역전됐고, 최근 일부 고위공직자로부터 촉발된 ‘전관예우 논란’도 이러한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무원은 양면적 속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사회적으로 선망받는 직장이라는 시각도 있는 반면 경찰ㆍ소방관ㆍ군인처럼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는 직업군도 많아 원론적으로는 국민연금과 공무원ㆍ군인연금을 완전히 동일시해서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역시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기 시작했다. 남윤인순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국민연금의 국가지급보장을 법률에 명시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제안했다.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인 국민연금은 국가가 존재하는 한 지급이 보장된다. 하지만 국민 신뢰와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이를 법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종현 국회 입법조사처 연구위원은 “국민연금도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 가입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안정적인 운용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방만하게 운용되고 있는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제도를 개혁하고, 양자 간 형평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만년 적자’인 공무원연금제도의 근본적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박정수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는 “민관 간에 연금 형평성 문제를 ‘생애소득 균등화’의 관점에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예컨대 높은 연금 수준에 비해 연금에 기여하는 부담금이 낮은 구조적 문제 등이 개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 해결의 ‘키’는 정치권이 쥐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성인 교수는 “연금 문제는 세대 간ㆍ계층 간 문제도 걸려 있어 자칫 정쟁(政爭)의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면서 “정치권이 ‘표’로 이 문제를 접근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사회 각층의 의견을 수렴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대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