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이 2008년 발의되었으나 18대 국회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었다. 사이버안전 관리에 관한 기본사항을 규정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이버위기 발생 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국가와 사회의 기본 틀을 흔드는 사이버전의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다. 주요 방송사와 금융사의 전산망이 일제히 마비되는 사상 초유의 혼란을 겪은 3ㆍ20 사이버 테러는 북한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지난 2월 3차 핵실험 이후 도발 위협수위를 높여온 북한은 남한사회를 겨냥한 테러 가능성을 공공연히 언급해 왔다. 위와 같은 전산망 장애를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다.
2008년 이후 5년간 정부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이 7만3030건에 달한다.
특히 이번 3ㆍ20 전산망 장애의 공격 수단은 디도스 공격보다 타격이 큰 지능형지속위협(APT)방식으로 밝혀졌다. 디도스가 도로 통행을 불가능하게 했다면 이번 공격은 도로를 파괴시킨 것이다. 2009년, 2011년 3ㆍ3 디도스 공격과 4월 농협 전산망 공격, 2012년 중앙일보 서버해킹 등 최근의 잇단 주요 사이버테러 6건이 북한 소행으로 확인됐다. 시ㆍ공을 초월하여 눈에 보이지 않고, 전선이 없는 남북 간 ‘사이버전쟁’이 일어날 조짐은 아닌지 염려된다.
북한은 해킹전문가로서 정예요원만 1000명에 보조요원까지 포함하면 3000여명이고, 관련 지원인력을 포함할 경우 3만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의 사이버전 수행능력은 미국의 중앙정보부(CIA)와 맞먹는다는 평가다. 북한의 정찰총국은 사이버테러의 컨트롤 타워이자 강력한 해커집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사이버 공격 수준은 러시아와 미국에 이은 세계 3위 수준의 상당히 고도화된 것으로 학계에서는 파악하고 있다. 최근까지 국내의 사이버테러대응은 각 부처로 활동이 분산돼 위기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국가차원의 체계적 대응을 위한 국가사이버치안센터 설치, 사이버 위기관리 종합계획ㆍ기본지침 수립시행 등이 담겨 있는 ‘국가사이버위기관리법’이 2008년 발의되었으나 18대 국회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되었다. 때문에 사이버전 대비 컨트롤타워 구축을 골자로 한 법안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차원에서 사이버장애 등 위기상황을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제도나 구체적 방법 및 절차가 정립되지 않았다. 그래서 사이버안전 관리에 관한 기본사항을 규정해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사이버 공격을 사전에 예방하고, 사이버위기 발생 시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한다.
정부는 4월 11일 ‘국가사이버안전전략회의’를 열고 사이버 위협에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로 했다. 사이버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보안 기능이 국가정보원, 안전행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등 여러 부처로 나뉘어 있어 신속한 대응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한 사이버 공격을 막을 ‘화이트해커’ 양성도 필요하고, 국가에서 고용한 화이트해커와 민간의 화이트해커를 연결하는 시스템구축도 필요하다. 기업들도 제대로 된 투자 없이는 방어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공격수준이 높아졌는데 방어수준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 새롭게 개발되는 악성코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꾸준한 정보보안 확대도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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