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 박영훈 기자]시쳇말 중에 ‘재수(再修)는 필수, 삼수(三修)는 선택’이라는 말이 있다. 대학에 합격하던 그렇지 않던 본인이 만족하지 못하는 결과를 얻으면, 대입에 다시 도전하는 학생들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이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재수 열풍은 광풍에 가까웠다. 특히 서울 강남에 있는 고교를 나온 학생들의 절반 이상이 재수를 하고 있고, 이것도 모자라 삼수, 심지어 사수(四修)를 감행한다는 한 입시업체의 분석 자료가 나오기도 했다. 우리 사회의 학력 중시 풍조속에 이른바 명문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고등학교 3년, 재수학원 1년, 총 4년간 고등학교를 다녀야 한다는 얘기는 당연시 됐다.

하지만 이러한 세태도 바뀌고 있다. 학령 인구의 감소와 함께 대입 제도 변화로 재수생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입시 때 마다 반복되는 재수생 강세 현상도 올 대입을 기점으로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재수생 감소 현상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재수 이상의 졸업생 수능 응시자 현황을 살펴보면 2013학년도 수능에서는 14만 2056명으로 2012학년도의 졸업생 응시자 수인 15만 1887명에 비해 1만명 가까이 줄었다. 2011년 15만 4661명으로 최고 수준을 보였다가 2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5일 치뤄지는 2014학년도 수능 대비 6월 모의평가 지원자수가 64만 5958명으로, 전년도 대비 2만 9603명이나 감소한 것을 볼 때 올 대입에서 재수생 지원자는 더욱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학원가에서도 뚜렷히 감지된다. 대입 전문 학원가에 따르면 입시학원 재수종합반에 등록한 수험생은 지난해보다 20~30% 가량 감소했다. 서울 강남의 한 대입학원 관계자는 “재수종합반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경우가 대다수”라고 전했다.

선택형 수능 도입과 수시전형 확대, 쉬운 수능 기조 등 달라진 입시제도도 재수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학원비와 교재비, 독서실비 등 만만찮은 재수생활 비용이 부담된다는 수험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또 고졸자들의 취업지원 정책이 확대되면서 특성화고 상위권 학생들이 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것도 재수생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고교 3학년 김모(18)군은“대입전형이 다양화됐고,‘쉬운 수능’으로 변별력도 떨어져 재수를 해도 성적을 올리기 힘들 뿐 아니라 어렵게 원하는 대학을 들어가도 취업이 쉽지도 않다”며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해도 재수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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