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의 중요성 통감, 국가별 맞춤 번역 중요… 퍼블리싱, 자체 서비스 '장단점' 분석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의 성장에 글로벌이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라인 등 각종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진출이 용이해지면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의 선두를 꿰찰 날이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중소게임사의 경우 현실적 한계에 부딪혀 좌절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본지는 중소게임사 대표 5인을 초청해 글로벌 시장 진출 노하우를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좌담회에는 개발사 버프스톤, 아울로그, 오르카, 엑스몬 게임즈(무순)의 대표이사가 참석해 자사의 노하우를 이야기했다. 더불어 게임번역 전문 기업 브릿지번역의 강기석 이사는 글로벌 성공의 조건으로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해 공감을 얻었다. 국내 대표 중소게임사 실무자들과 성공적인 글로벌 진출 전략에 대해 지난 5월 21일 본지 회의실에서 이야기를 나눠봤다.
기자 : 이 자리에는 중소게임사의 대표들이 모였다. 글로벌 진출에 있어서 대기업과 중소게임사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허영중 대표 : 중소게임사는 대부분이 개발자 출신이다. 대기업은 해외에 사업지사를 두는 경우가 있는데, 중소게임사는 꿈도 꿀 수 없다. 스타트업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한민영 대표 : 동의한다. 버프스톤도 개발자 마인드가 강한 회사다. 개발 인력들이 창업을 하면 게임의 퀄리티는 좋다. 하지만 일정 규모 이상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업적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김경호 대표 : 엑스몬 게임즈는 2011년부터 학생들이 모여 창업했다. 개발에 집중하기도 벅찬데 마케팅도 신경쓰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특히 엑스몬 게임즈는 창업 초반 국내가 아닌 북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을 뼈저리게 느꼈다.
기자 : 글로벌 진출을 준비할 때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정인영 대표 : 아울로그는 '재배소녀1'으로 시장에 첫 걸음을 내딛었다.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전역에 서비스했지만 장르 탓인지 아무래도 일본 시장이 가장 신경 쓰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일본은 콜렉션형 게임 격전지이다보니 조금만 퀄리티가 낮아도 유저들이 쉽게 고개를 돌린다. 때문에 외산 게임이라는 티가 나지 않도록 언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강기석 이사 : 실제로 일본어 번역이 까다로운 축에 속한다. '나'를 지칭하는 말만 해도 '와타시', '보꾸' 등 여러 개이기 때문에 상황에 맞는 단어를 선택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그래서 브릿지번역은 아예 일본인을 내부 직원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해당 언어를 어린 시절부터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이 번역에 참여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였다.
기자 : 특정 국가를 타깃으로 할 때 유행 장르를 선택하나 정인영 대표 : 일러스트를 수집하는 게임을 구상했을 때 글로벌 출시를 염두에 두었지만, 아무래도 일본 유저 스타일에 맞추게 됐다. 유저가 화분을 통해 무언가를 모으는 게임은 많이 있다. 하지만 '미소녀'라는 소재가 일본에서 특히 반응이 좋아 '재배소녀' 시리즈에 적용하게 됐다. 김경호 대표 : 앞서 말했듯이 엑스몬 게임즈는 북미를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북미 시장의 경우 워낙 다양한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에 특정 장르를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다. '쫌스', '야미야미' 등 북미에 출시했던 게임들은 굉장히 독특한 느낌이다. 북미 시장 자체가 워낙 크고 유저들 입맛이 다양하기 때문에 개발사의 역량을 마음껏 드러내도 된다.
기자 : 중소게임사가 퍼블리셔 없이 자체 글로벌 서비스를 하는 경우 부담감이 배가될 것 같다허영중 대표 : 장단점이 있다. 오르카는 퍼블리싱과 자체 서비스의 비중이 절반씩이다. 자체 서비스를 할 때는 흥행할 것 같았던 게임이 잘 안되고, 생각지도 못했던 게임이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경우가 많았다. 해당 국가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여러 번의 경험으로 미루어볼 때 안정적으로 성과내기를 원할 때는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하는 것이 낫다. 여건만 된다면 한국, 일본, 중국, 북미 등 국가별로 최대한 잘게 나누어서 진행하는 걸 추천한다. 한민영 대표 : 버프스톤도 처음엔 '몬타워즈1'의 글로벌 출시를 자체적으로 진행했다. 하루에 100통 이상의 메일이 오니까 정신이 없었다. 그래도 별도의 해외서비스팀이 아니라 게임을 개발한 사람들이 응대를 하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강기석 이사 : 열혈 유저들은 게임에 나오는 언어가 이상하거나 이해가 되지 않을 때 메일을 보내기도 한다. 한국 개발자들로서는 모르는 번역이 제대로 이루어진 건지 감을 잡을 수가 없기 때문에, 번역을 한 번 잘못하면 계속 어려움을 겪는다.
기자 : 모바일게임은 업데이트가 비교적 자주 이루어지는 편인데, 지속적으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김경호 대표 : 특히 프리투플레이 방식의 경우 업데이트, 이벤트가 잦다. 여러 국가에서 동시 업데이트를 진행할 때는 힘에 부치기도 한다. 정인영 대표 : 제일 난감했던 게 소소한 이벤트를 진행하기 위해 몇 개의 단어 번역만 필요했을 때다. 이걸 하기 위해서 또 업체와 미팅을 하고 기다려 번역해야 한다. 강기석 이사 : 자체 번역팀이 없는 많은 중소게임사가 겪는 문제다. 그래서 브릿지번역은 출시 후에도 업데이트, 오류 이슈가 발생했을 때 6개월 가량 도와주는 방안을 마련했다. 한 단어만 번역하면 되는데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건 비효율적이라는 판단이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 다음주 590호(6월 3일 발행)에 2부가 이어집니다(편집자주).강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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