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해를 품은 달'로 모든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김수현. 지난해에는 '도둑들'로 천만 배우 반열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그는 차기작으로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감독 장철수)를 선택했다.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오른 김수현의 차기작인만큼 업계는 뜨거운 관심을 표했다.

27일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언론 배급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이 영화는 웹툰작가 HUN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북한의 남파특수공작 5446 부대 세명의 최고 엘리트 요원 원류환(김수현 분), 리해랑(박기웅 분), 리해진(이현우 분)이 조국통일이라는 사명을 안고 남파된 후 은밀하고 위대한 임무를 받으며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렸다.

무엇보다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배우는 단연 김수현이었다. 영화의 성패는 김수현에게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장철수 감독의 연출과 박기웅, 이현우, 손현주의 조합도 중요하지만 이목이 김수현에게 쏠린만큼 그가 자신의 몫을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김수현은 북한에서 내려온 살벌한 간첩 원류한이지만, 남한에서는 바보 '동구'로 살아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동구는 '정말 바보같다'는 감탄이 나올 만큼 바보로, 원류한을 연기할 때는 카리스마가 느껴져야 했다.

그러나 정작 김수현이 선보인 연기는 전작들에 비해 다소 아쉬움을 자아냈다. 살아 있는 코믹 연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똑같은 표정과 딱딱한 대사톤으로 생동감 있는 봉구 캐릭터를 살려내지 못했다.

기존에 '바보'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은 어땠나. '영구'로 널리 알려진 심형래와 '맨발의 기봉이'의 신현준은 정해진 틀을 벗어난 바보 연기로 대중들의 호평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이에 반해 김수현은 내공이 부족한 바보 연기를 선보인 것. 일부러 콧물을 흘리고 넘어지는 등 슬랩스틱 개그를 선보였지만, 큰 웃음을 선사하지는 못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캐릭터인 원류한에서도 큰 빛을 발하지는 못했다. 조국과 가족 사이에서 고민하고, 그러면서도 남한에서 동고동락한 이웃들과 쉽게 정을 떼지 못하는 '내적 갈등'을 겪는 캐릭터를 밋밋한 연기로 표현했다.

반면 손현주, 박기웅, 이현우의 활약은 돋보였다. 김수현의 그늘에 가려질 것만 같았던 이들은 제 자리에서 맡은 캐릭터를 온전한 연기로 그려냈다. 여전한 손현주의 카리스마와 재치와 카리스마를 겸비한 박기웅, 귀여운 모습을 말끔히 씻어낸 이현우의 열연은 단연 돋보였다.

이미 제작 단계부터 야심작으로 떠오른 '은밀하게 위대하게'지만 주인공의 열연은 찾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과연 김수현이 브라운관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