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뇌물수수 혐의를 받고 있는 전 서울 용산세무서장 A(57) 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기각하면서 검찰과 경찰이 또다시 대립할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신청한 A 씨의 구속영장에 대해 “혐의 사실에 대한 입증이 부족해 보강수사를 지휘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A 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육류수입가공업체 대표 B(56) 씨에 대한 사전구속영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B 씨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등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한 차례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뒤 지난해 8월 갑자기 출국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검찰 관계자는 “도주 우려를 우려하기 전에 돈의 중간 전달자로 알려진 B 씨 업체 직원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돈 전달 시점 등 다른 진술이나 증거와 일치하지 않아 이를 뒷받침할 증거 등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사 중 해외로 도피했던 피의자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검ㆍ경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골프 접대 증거와 돈을 전달한 참고인 진술을 확보했는데도 영장이 기각됐다”면서 “여러 범죄 사실 중 하나라도 명백하다면 구속수사 진행이 가능한 데 검찰의 기각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찰은 A 씨의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 6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모두 기각했다. 이에 A 씨의 동생이 현직 검사이며, 동료 검사도 접대에 연루됐을 가능성 등이 기각의 배경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A 씨는 2010∼2011년 서울 성동ㆍ영등포 세무서장으로 재직하면서 해당 지역에 있는 육류수입업자 B 씨로부터 세금감면과 세무조사 무마 등을 대가로 억대 금품과 골프접대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8월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경찰에 사전 통보 없이 외국으로 출국했다. 경찰은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와 주재관의 공조로 태국에서 불법체류 중인 A 씨를 지난 19일 현지에서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