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67)과 다시 섬으로 발길을 돌린다. MBC 대기획으로 마련된 ‘섬마을 콘서트’의 일환이다. 그가 이번에 찾는 곳은 울릉도(3일)와 통영시의 사량도(7일). 27일 서울 여의도 MBC 사옥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만난 거장 피아니스트는 섬을 찾는 이유로 그의 고향이 항구도시(부산)이기 때문도, 섬사람들에게 무엇을 보여주기 위함이라는 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섬으로 간다”고 했을 뿐이다.
“음악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대화를 나눈다는 겁니다. 어떤 곡을 선택하든 내가 하고싶은 말을 음악을 통해 합니다. 연주하는 나를 내세우기 보다는 작품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청중의 반응을 받아 눈에 보이지 않는 대화를 나누는 거에요.”
백건우는 때문에 그 장소가 피아노를 처음 듣는 섬사람을 만나는 곳이든 러시아에서 매일 공연을 접하는 관객이 있는 곳이든 상관없이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곳으로 향한다.
지난 2011년 9월 연평도와 위도, 욕지도에서의 공연 이후 두 번째. 이번 공연에서 백건우는 쇼팽의 ‘야상곡’과 리스트의 ‘베네치아와 나폴리’, 베토벤의 ‘비창’ 등을 통해 섬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걸어볼 생각이다. 특별한 설명이나 해석은 덧붙이지 않는다. 단지 음악으로만 대화를 하길 바라는 연주자의 마음이다.
다시 찾은 섬에서 그는 서양의 클래식과 한국적인 ‘속살’이 마주하는 마법같은 순간을 만나길 바라고 있다. “도시와 이국에서 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우리의 참모습에서 멀어지게 된다”면서 “섬마을에서 무대를 가지면서 우리의 순수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세계의 훌륭한 공연장이 아닌 바다와 마주한 야외에서의 공연은 연주자에겐 열악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거센 바람과 파도소리, 하염없이 날아다니는 새소리마저 때로는 방해요소일 수 있겠지만, 백건우는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모습이었다.
“욕지도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동안 제비는 같이 춤을 추고, 흰새는 한참을 앉아 음악을 듣고 가더라고요. 사람들은 그 모습이 그렇게 좋았다고 합니다. 결국 음악은 어디에서든 전달이 되더라고요.”
백건우의 ‘섬마을 콘서트’는 공연 이후 MBC에서 다큐멘터리로 특집 편성돼 방영된다. 드라마 ‘궁’을 연출한 황인뢰 감독과 ‘모두에게 해피엔딩’을 쓴 황경신 작가가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그려가는 그림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오는 7월 전할 예정이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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