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권형(대전)기자] 장학사 시험 문제 유출 부정과 관련해 경찰의 조사를 받았던 김종성 충남교육감의 음독 자해로 경찰의 압박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김 교육감은 피의자 신분으로 충남지방경찰청 수사2계에 재 소환돼 조사를 받고 돌아간 지 13시간 만인 19일 낮 12시 30분께 대전시 중구 태평동 관사 거실에서 음독한 채 쓰러져 있다가 외출 후 돌아온 아내에게 발견됐다. 이날 김씨는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에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오후 6시께 순천향대학교 천안병원 응급실로 옮겨졌다.

김 교육감의 음독 자해가 알려지자 경찰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불거져 나올 수 있는 강압 수사에 대해 “조사과정은 진술녹화실에서 변호사 2명이 동석한 가운데 이뤄졌다”며 조사과정에서의 강압수사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섰다. 경찰은 김 교육감이 혐의내용을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사실 관계 확인에만 주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이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자 경찰은 다각도의 측면 압박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교육감은 이번 사건과 관련 지난 15일과 18일 두 차례에 걸친 소환에서 25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았으며 2차 소환에는 다른 측근들도 줄줄이 불려갔다. 또 구속된 장학사가 경찰에서 “응시교사로부터 돈을 받으면 교육감과 직접 만나 관련 사실을 알렸다”는 진술을 토대로 언론을 통해 김 교육감의 혐의 사실을 확정할 수 있으며, 추가 정황을 확보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같은 상황은 김 교육감에게는 충분히 압박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충남 교육계는 시험문제 돈거래 사건과 관련해 일부 장학사와 교사를 구속시킨 경찰이 더 큰 성과를 내기 위해 ‘짜맞추기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충남 교육청 관계자는 “김 교육감이 강하게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구속시킬 수 있다고 발표하는 것은 다분히 압박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당사자 입장에서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충남교육청의 또다른 관계자는 “경찰의 수사 의지는 이해하지만, 있는 그대로 수사해야 할 것”이라며 “실적을 내기 위해 도를 넘는 무리를 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것이 지역 교육계의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육감은 음독 전 서재에 유서형태로 남긴 메모에서 ‘부끄럼이 없다’며 수사당국에게 ‘충남교육이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게 할 수 있도록 제가 책임질 테니 이쯤에서 중단해 주시면 고맙겠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김 교육감은 경찰의 1차 소환조사를 받은 뒤 한 언론사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일부에서는 나보고 자꾸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한다. 경찰도 (다른 통로를 통해) 우회적으로 자꾸 부인만 하면 다른 것을 더 털 수 있다는 식으로 얘기하는데, 내가 모르는 일이 혹시 더 교육청에 있을수 있으니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더 다칠까 걱정이 된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