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 위해 책 쓰고싶어”
퇴임 앞두고 기자간담회
“OLEV 등 성공에 자부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퇴임을 앞둔 서남표<사진> 카이스트(KAISTㆍ한국과학기술원) 총장은 5일 “다시 (한국에) 안 올 것”이라며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로 돌아가면 후배들을 위해 책을 쓰고 싶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여생을 미국에서 보내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서 총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의 한 일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떠나는 사람은 떠나고, 난 다시 안 올 것이다”며 “왜냐하면 미국 정부에 있을 때도 떠나고 한 번도 안 갔다. 전에 있던 사람이 왔다고 하면 부담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에서의 경험, 그리고 혁신(innovation)에 대한 책과 ‘온라인 전기자동차(OLEVㆍ올리브)’, 모바일 하버(움직이는 항구) 등 복잡한 시스템을 디자인하는 방법에 대한 책을 쓰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서 총장은 2006년 취임 후 6년7개월간의 성과에 대해 “하나부터 열까지 다 잘했다고 본다”며 웃고는 “세계 일류 대학의 ‘문화’를 못 만들고 간 것이 아쉽다. (그것이) 제일 어려운 일이다”고 술회했다. 이어 “말은 (들어와도) 바로 나가 버리지만 머리로 받아들인 것(행동)은 나가지 않는다”면서 “모든 걸 행동으로 보여야 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며 ‘개혁의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토로했다.
서 총장은 교수 테뉴어(tenureㆍ정년 보장) 심사 강화에 대해서도 “좋은 사람을 모아서 테뉴어를 줘야 좋은 연구가 나온다”며 “과학기술자는 동료가 아닌 역사와 경쟁하는 것이다. 카이스트에도 그렇게 깊게 연구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서 총장은 임기 중 역점을 두고 진행한 ‘올리브’ 사업에 대해 “안된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2년 만에 세계 10대 기술로 뽑혔다”며 “앞으로 전 세계에 깔릴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올리브’를 이용하면 현재 다니는 기차 속도가 50% 빨라진다”며 “올해 안에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관련 실험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 총장은 “모바일 하버나 ‘올리브’처럼 안된다고 한 일들이 다 되지 않았냐”며 “카이스트가 과거에 한 일이 빛을 발하고 앞으로 세계 대학 순위 10위 안에 들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그는 “우리나라는 자동차ㆍ조선ㆍ휴대전화 등 남들이 하는 것은 잘 따라가지만, 연구분야에서는 ‘남이 보지 못하는 문제’를 잘 잡는 것이 중요하다”며 세계 10위권 대학에 들어가려면 연구분야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서 총장은 카이스트의 신입생 등록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지적에 대해 “보통 숫자를 맞추려고 세 번에 걸쳐서 뽑는 것을 이번에는 하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평균 성적 커트라인이 과학고 상위 40%에서 상위 30%로 뛰어 올랐다”고 주장했다.
서 총장은 후임인 강성모 전 UC머시드대 총장에 대해 “좋은 사람이 왔다”고 평가한 뒤 “가능하면 아무 말도 안 하려고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수 차례 “카이스트는 잘 될 것이다”이라고 말하며 카이스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드러냈다.
서 총장은 오는 22일 학위수여식을 끝으로 총장 직에서 물러나, 23일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자신이 세운 연구소가 있는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MIT에서 연구에 전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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