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율 20%이상 급증 긍정적 피해자-가해자 의견대립 악화 형사·민사소송도 끊이지 않아

정부가 학교폭력종합대책을 발표한 지 만 1년이 지났다. 가해자 처벌 강화, 학폭위 활성화, 상담인력 확충 등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 대책으로 인해 지난 1년간 학교 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학생부 기재’ 문제를 두고 교육 주체 간 갈등도 심화되는 등 미진한 부분도 여전하다. 전문가들은 징계 및 처벌에 대한 객관적 기준 마련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학교폭력 인식 개선…신고ㆍ상담↑”=정부 대책 발표 이후 학교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경각심이 높아졌다는 게 학교 현장 및 교육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정부 대책 발표가 있었던 지난해 2월 1124건에 불과했던 학교폭력 신고건수는 지난해 12월 8838건으로 급증했다. 본인 신고 비율도 전체 신고의 42.7%에서 66.3%로 크게 증가했다.

한유경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신고율이 높아졌다는 것은 학폭에 대한 사회의 민감도가 높아졌다는 의미”라며 “학교폭력이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굉장히 좋은 징조다. 드러나지 않으면 정책이 실효를 발휘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조은(48) 서울 신월중 생활지도부장도 “예전에는 신고를 해도 ‘누가 나를 도와줄 수 있나’라는 회의감이 있었다며 이젠 사회가 다방면으로 도와주겠다고 나서면서 자신의 피해를 더욱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교실 안으로 들어온 법적 잣대 “학교는 재판 중”=새로운 갈등도 생겨났다. 갈등의 핵심은 ‘학생부 기재’다. 학교폭력 사실이 학생부에 기재되면 대학 진학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정부가 학폭위 개최를 법제화하면서 모든 학교폭력 사안이 학폭위의 심사를 거쳐 징계 및 처벌을 결정하게 되는데, 처분에 대한 피해자와 가해자 측의 의견 대립이 악화되면서 학교를 상대로 한 행정소송이나 피해자, 가해자 간의 민사소송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은혜 민주통합당 의원실이 지난해 발표한 전국 학교폭력 관련 행정심판 청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행정심판 청구건수는 56건으로 2009~2010년 0건, 2011년 1건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박진훈(54) 서울 고대부고 생활지도부장은 “현행 법령상 무조건 맞은 사람이 피해자다.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한 대 쳤다가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악용하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학폭위 관련 법령 자체가 애매하다. 현재 1~7호까지 처벌이 나뉘는데 상황에 따라 처벌이 다르다. 똑같이 코뼈를 부러트리는 피해를 입혔어도 어떤 경우는 봉사활동, 어떤 경우는 출석정지”라고 꼬집었다.

학교폭력 행정심판 업무를 전문으로 하는 이정엽(43) 행정사는 “문제는 학폭위가 학교폭력 문제를 정확하게 판단하지 못하는 데 있다. 실태조사 및 학폭위 일정 통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일이 다반사다. 시행령에 따르면 고의성, 심각성, 지속성을 근거로 판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달 31일 행정예고한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별 적용을 위한 세부기준’ 고시안을 통해 3월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이 일어났더라도 사안이 경미하고 당사자 간 화해가 이뤄질 경우 학폭위를 열지 않도록 고시했다.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