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매주 목요일 오후 3시, 지하철 3호선 연신내 역을 가면 어둑할 것 같은 지하공간에서 웃음소리가 터져나온다. 7호선 연결통로 한쪽에 마련된 공간에는 이미 1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다. 이 곳 역무원인 이명환(53) 과장이 진행하는 웃음치료 강의를 듣기 위해서다.

이명환 과장은 지난 2009년부터 4월부터 매주 목요일 3시 웃음치료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3월이면 200회를 맞는다. 이젠 지역 주민들이 시간을 맞춰 찾아오는 인기 프로그램이 됐다. 인근 주민부터 도봉, 일산 ,강남지역 주민까지 다양하다.

올해 입사 28년차인 김 과장은 “정년 퇴직 후의 삶을 생각하다 적성에 맞고 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수 있는 일을 찾다 웃음치료강의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과장의 강의는 단순히 웃고 떠드는 시간이 아니다.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가진 그는 매주 강의를 위해 엄선된 주제와 사례들로 강의를 구성한다. 웃음의 효능과 방법, 자존감ㆍ자신감을 찾는 법, 나를 사랑하는 법 등 다소 지루하거나 이론적인 이야기를 피부에 와닿는 표현과 사례로 설명한다.

신나는 분위기를 위해 강의를 시작할때는 항상 노래를 부른다. 트로트, 발라드, 팝송 등 다양하다. 그러다보면 처음 온 주민도 이내 단골주민이 된다. 그는 “노래연습도 별도로 한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힘든 3교대 근무를 마친 시간,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이토록 열성적인 이유가 뭘까. 김 과장은 “강의를 들으러 오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실제 우울증을 겪고 있는 분들”이라면서 “1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못했던 아주머니, 결혼 35년만에 우울증으로 힘들어 한 주부 등 이 분들이 강의를 들은 후 상태가 호전됐다는 얘길 해줄 때마다 무엇과 바꿀수 없는 뿌듯함을 느낀다. 그분들의 갈구하는 눈빛을 본 이상 강의를 그만둘수 없다”며 말했다.

웃음치료 강의를 하면서 김 과장의 삶도 많이 바뀌었다. 그간 공부하라고만 닥달했던 자녀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 가정의 소중함 등을 새삼 느끼게 됐다. 그는 “웃음치료강의는 나 스스로에게도 긍정적인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줬다”고 했다.

우울증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대책에 쓴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우울증에 대한 인식이 확산돼 건강검진 항목으로까지 들어가게 됐다”면서도 “우울증이라고 인정만 할 뿐 발생한 원인은 없애려고 하지 않는다. 병원에서도 약만 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과장은 과도한 경쟁중심의 사회가 우울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했다.

그는 좀 더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갖기 위해 명상심리상담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김 과장은 “우울증 해결 전도사가 되고 싶다”며 “죽을 때까지 계속 할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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