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은혜가 최근 종영한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를 통해 시청자들과 교감을 나눴다. 윤은혜는 극중 15살의 나이에 성폭행을 당한 후 유일한 피붙이인 엄마, 첫사랑 한정우와 이별하게 된 이수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윤은혜는 기구한 이수연이라는 인물을 자신 안에 담담히 담아내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얻었다. 본지는 오랜만의 브라운관 나들이를 성공적으로 마친 윤은혜를 최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드라마를 끝낸 이후 본 그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핼쑥해보였지만 한결 밝아진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보고싶다’ 속에서 서글프게 눈물을 흘리는 윤은혜의 모습을 봐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같이 보였으리라.

“‘보고싶다’ 끝낸 후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어요. 촬영 때 너무 몸이 안좋아서인지 회사 분들이 종합검진을 예약해놓으셨더라고요.(웃음) 날씨가 워낙 춥고 우는 연기가 많아서 몸에 무리가 따랐나봐요. 그래서 지금은 몸 상태 회복시키며 지내고 있습니다.”

“제가 원래 자주 아픈 체질은 아닌데 한 번 아프면 지독하게 앓아요. 이번 ‘보고싶다’ 막바지 촬영 때는 목소리도 잘 안나오더라고요. 처음으로 벤에서 링거도 맞아봤어요.”

‘보고싶다’에는 없었던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배우들의 ‘연기력 논란’이다. 아역배우부터 성인배우, 중년 배우까지 어디 하나 모자란 것이 없다는 말이 어울리는 조화였다. 윤은혜도 호연으로 ‘윤은혜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연기를 하기 전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부담이 있었어요. 아역 배우들도 워낙 연기를 잘했고요. 그런데 호평해주셔서 자신감을 회복하고 연기에 임했어요. 제가 이렇게 호평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대중 분들이 저에게 기대치가 낮아서 아닐까요? ‘윤은혜의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도 저한테 너무 기대 안하셔서 호평을 들은 것 같아요.(웃음)”

윤은혜는 ‘보고싶다’ 제작발표회 당시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이수연이라는 인물을 통해 대중들에게 위로를 드리고 싶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윤은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사실 이수연이라는 인물이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잖아요. 그래서 우울해보이고 아픔을 가진 캐릭터일 수 있는데 긍정적으로 극복을 해내는 점이 참 와닿았어요. 이수연을 통해 제 스스로의 아픔을 대변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고요. 저도 이수연을 통해 많은 위로를 받았어요. 또 이수연은 격정의 아픔을 겪은 것을 빼고는 저와 가장 닮은 캐릭터에요. 그냥 담담히 제 안에 이수연을 담아내기만 하면 됐어요.”

‘보고싶다’의 결말을 두고 말들이 많았다. 한정우와 이수연이 아픔을 극복하고 행복한 결혼을 맞이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결말이 아쉽지 않냐고 물으니 그는 ‘해피엔딩을 바랐다’고 대답했다.

“많은 분들이 새드엔딩 결말을 원하신 것 같은데 아마 그렇게 끝났다면 제가 힘들었을 것 같아요. 저는 해피엔딩을 바라왔거든요. 새드라면 아무에게도 위로를 주지 못하고 끝나게 되잖아요.”

윤은혜를 떠올리면 그의 대표작인 ‘커피프린스’를 빼놓을 수 없다. 남장여자의 캐릭터로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가 있었을까. 그 후 윤은혜는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만났지만 ‘커피프린스’ 고은찬 캐릭터만큼 많은 사랑을 받진 못했었다.

“사람들은 제가 확 변신을 하길 바라는 것 같아요. 저는 조금씩 발전하고 싶었는데 그 부분이 교감이 잘 안된 것 같아요. 제가 항상 밝은 소녀가장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거에요. 그런데 저는 같다고 생각 하지 않아요. 밝은 캐릭터에도 여러 가지 모습이 있잖아요. 그리고 고은찬을 연기할 때는 머리카락도 짧게 자르고 메이크업도 잘 안했죠. 여배우로서 외모적인 면을 포기했어야 했어요. 그런 점이 저도 쉽지는 않았는데 한 번 마음을 먹으니 저는 연기 외에는 신경 쓸 부분이 없더라고요. 그 후에 고은찬 캐릭터가 너무 크게 박혀있으니 멜로연기를 하기 힘들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작품이 ‘아가씨를 부탁해’였고요. 그 때 많은 분들이 캐릭터가 안 어울린다고 질타를 하시긴 했는데 패션만큼은 인정해주셨어요. 그리고 이렇게 멜로 연기도 할 수 있게 됐고요.”

현재 K-POP이 전세계적으로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도 베이비복스라는 그룹으로 외국에 나가서 많은 활동을 한 아이돌 그룹 출신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아이돌그룹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저는 솔직히 가수로 활동할 때 부족한 모습들을 보여줬기 때문에 가수 시절을 이야기하는 것이 싫었어요. 그 때는 트레이닝도 없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대에 올라갔죠. 그러니 당연히 부족할 수 밖에 없었어요. 벗어나고 싶었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줄어들었죠. 그 때는 부끄럽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부끄럽다고 생각 안하려고요. 요즘 아이돌 활동하는 친구들은 모든 것을 완벽히 갖춘 다음에 나오잖아요. 참 잘하더라고요. 지금은 배우지만 기회와 시간이 주어진다면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춤도 잘추고 노래도 잘하는 끼가 많은 배우로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윤은혜는 2013년을 맞이하며 서른이 됐다. 그는 서른이라는 말에 아쉬움은커녕 눈빛을 반짝였다.

“배우로서의 30대가 정말 기대되요. 27살 즈음부터 빨리 서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내 삶은 변하고 있는데 사람들은 그 변화를 인정해주지 않았거든요. 30대가 넘어가면 할 수 있는 역할도 더 많아지겠죠? 저도 30대 윤은혜가 너무 기대되고 설레요.”

마지막으로 윤은혜는 ‘보고싶다’를 사랑해주신 시청자들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보고싶다’에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사실 공백기 없이 다음 작품을 들어가고 싶었는데 아직 작품을 선택하지 못했어요.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이니 좋은 모습으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유지윤 이슈팀 기자/jiyoon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