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영남권의 ‘신공항’ 문제를 둘러싼 첨예한 지역 갈등이 또다시 되풀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3일 국토해양부가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올해 안으로 신공항 건설 또는 기존 공항의 확장을 위한 공항 수요조사에 착수하겠다는 기본 방침을 밝히면서 영남권이 또다시 술렁이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가덕도를 바다위 신공항으로, 경남은 밀양시 하남읍과 창원시 대산면을, 대구ㆍ경북은 영천시 금호읍을 각각 신공항 후보지로 추천하면서 새 정부를 상대로 구애 작전에 들어간 것이다.
먼저 움직임을 시작한 곳은 경남ㆍ울산ㆍ대구ㆍ경북 등 4개 시도의원들로 구성된 ‘남부권 신공항 추진특별위원회’. 남부권 신공항을 조속히 건설해 달라고 청원서를 지난 9일 대통령직 인수위에 전달했다.
부산 시민단체들도 본격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사단법인 김해공항 가덕이전 시민추진단과 김해공항 가덕이전 범시민운동본부는 지난 1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촉구했다. 박 당선인이 지난 대선 기간 부산을 찾아 “부산시민이 바라는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고 밝힌것에 대해 약속을 이행하라는 요구다.
박 당선인의 발언을 사실상 ‘가덕 신공항’으로 받아들이는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여러 후보지를 놓고 신공항 입지 후보지를 평가하면 지역간 유치경쟁으로 극심한 지역 갈등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면서 “가덕도 해안 입지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허남식 부산시장도 지난 9일 인수위를 방문해 포화상태에 이른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요구했다.
대구ㆍ경북과 경남의 시민단체 움직임도 바빠졌다. 대구상공회의소와 남부권신공항 범시도민추진위원회는 오는 23일 신공항 입지를 기존 경남 밀양시 하남읍에서 창원시 대산면으로 넓히자는 내용의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밀양은 부산 가덕도와 함께 신공항 후보지로 검토된 곳이며 대산면은 경남도가 이전에 후보지로 검토한 지역이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또다른 후보지를 생각하고 있다. 애초에 자신들이 후보지로 꼽았던 경북 영천시 금호읍도 신공항 입지로 재검토하겠다고 나섰다. 영남권뿐만 아니라 충청과 호남까지 연결하는 남부권 초광역경제권을 만들자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군 공항 이전에 더욱 절박함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자 지난 2010년처럼 신공항 계획이 또다시 백지화될 것을 우려하는 지역언론 등 여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신공항을 둘러싼 지역갈등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입지결정 및 건설 로드맵부터 마련해야 하므로 새 정부가 신공항 건설을 핵심정책으로 채택해 우선 추진하고 당장 입지선정을 위한 기초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공정하고 투명한 입지선정 기준을 마련하고, 정치적 논리를 배제할 것도 요구했다. 아울러 지역 간에 신공항 유치를 둘러싼 과도한 신경전이나 세 불리기 등 소모적 대결은 자제할 것을 지역여론은 당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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