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10代ㆍ20代들은 왜

초·중·고 시절부터 경쟁페달 20년전 ‘행복은 성적순이…’ 아직까지 성적 만능주의 만연

20대도 취업난 스트레스 극심 자살원인 지나친 단순화 더 위험 비슷한처지 학생에겐 모방심리 우려 갈등치유 사회적 역량키워야

배주미 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팀장 역시 “한국사회의 인재개발 방식이 지나치게 성공지상주의”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마치 서바이벌 게임처럼 직장과 연봉 등에서도 성공만을 강요한다”고 지적했다.

2012년 12월 경남 창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청년 3명도 일자리 문제로 고민하던 것으로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는 10대와 20대의 자살 원인을 지나치게 단순화ㆍ일반화해선 안된다고 말한다. 지난해 7월엔 강원도 원주의 초등학교 4학년 여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성적도 중상위권이었던 10세 소녀는 다만 “사는 게 힘들다”는 유서를 남겼다.

복잡하고 다양한 자살 원인을 마치 ‘A=B’라는 등식처럼 몰고갈 경우 자살률을 줄일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을 찾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10대와 20대는 모방자살 우려가 높은 것도 특징이다. 윤대현 서울대병원 교수는 “자살 원인을 성적 비관 등으로 단정짓는 것은 비슷한 처지에 놓인 학생에게 자살을 충동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대구지역 중학생의 잇단 자살, 2011년 카이스트와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의 연쇄자살처럼 자살로 이끄는 ‘방아쇠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

한편 한국자살예방학회장을 맡고 있는 하규섭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청소년의 대인관계에서의 갈등 소화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핵가족화로 인한 소통 부재 등이 주된 원인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성장과정에서 갈등은 당연한 것이고, 또 갈등을 통해 배우며 살아가는 법인데 학교도 가정도 이런 능력을 제대로 길러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배 팀장 역시 “일등지상주의 풍토에서 한국 청소년은 우수한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갈등을 풀어가는 사회적 역량은 결핍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부분을 나약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할 게 아니다”며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가족이나 선생님, 친구 등 다른 사람의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유기적인 사회적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대한민국의 앞으로 수십년을 책임질 10, 20대가 잇달아 스스로 삶을 등지고 있다.

당장 이들의 자살을 막을 수 있는 뾰족한 해법은 없다.

이들에게 그렇게 삶을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적ㆍ시대적 분위기가 안돼 있기 때문이다.

초ㆍ중ㆍ고 시절부터 시작된 경쟁은 대학에 가면 더욱 가속화한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진출하면 경쟁의 페달을 더욱 세게 밟지 않으면, 뒤처지고 낙오자가 된다.

개봉 20년이 된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1993)라는 영화에서는 학생의 과도한 경쟁과 성적 만능주의를 꼬집었지만, 아직까지 ‘행복은 성적순인 것’처럼 학생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학생의 학업 스트레스 등은 상상을 초월한다.

취업난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20대 역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심리적으로는 독립했지만 경제적으로는 독립할 수 없는 모순적 상황이 20대에 극단적 선택을 강요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