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22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는 이동흡(62ㆍ사법연수원 5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자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제기된 의혹들은 위장 전입과 저작권법 위반, 삼성 협찬 지시 의혹, 아들 증여세 탈루 등 이미 10여가지가 넘는다. 주로 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지적들이다. 그렇다면 이 후보자의 능력 등에 대한 헌법재판소 내부 평가는 어떨까?
이 후보자는 헌법재판소 내부에서 악명 높은 ‘흡ㆍ사ㆍ마’의 대표 주자다. 흡사마란, 지난해 헌법재판소 내부에서 가장 기피 대상이 되던 재판관 3명을 뜻한다. 이 중에서도 이 후보자는 독보적인 존재였다. 연구관들이 여러 가지 선례를 찾아 보고하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선례만 취사선택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선례는 아예 무시해버리는 등 편파적이고 독단적이었다는 것이다.
한 헌재 연구관은 “흔히 이 후보자를 ‘보수’라고 칭하는데, 이분은 보수적이라기에는 일관성도 없다”며 “이분이 (소장이) 되면 헌재의 위상에도 문제가 생긴다. 헌재의 판결에 대해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헌법재판소는 우리나라의 최상위법인 헌법을 다루며, 정부기관 간의 갈등과 대립을 조율하는 조직으로 그 어떤 조직보다도 중립성이 요구되는 곳이다. 이런 기관의 수장은 도덕적으로도 국민의 존경을 한몸에 받아야 하겠거니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엄정한 중립을 지키는 인사가 자리 잡아야 한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장이 교체될 때마다 정치색이나 판결 성향, 도덕성 등을 지적하는 논란이 끊인 적이 없다. 대통령이 국회 과반의 동의를 얻어 선정하는 현재의 임명 방식이 유지되는 한, 헌재소장의 정치색 논란은 쉬 끊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현상을 걱정하듯 퇴임을 앞둔 이강국 헌재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도적 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네시아 등이 채택하고 있는 ‘재판관 간 호선에 의한 소장 선출 방식’이나 ‘국회 3분의 2 이상의 동의’ 등을 통해 정치적 인사가 헌재소장으로 선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 개정 사안이니 만큼 국민의 동의와 관심이 필수적이다.
김재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