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국내 최고의 게임방송’을 자처하는 온게임넷이 특정지역 비하 자막으로 논란을 빚고 있다. 물론 제작진의 불찰이었을 뿐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 누리꾼들은 그러나 거센 반발과 함께 온게임넷 보이콧을 주장하며 방송통신위원회에까지 청원을 넣은 상태다.
지난 15일 CJ E&M 온게임넷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된 ‘액션 토너먼트’ 사이퍼즈 대회 도중 게임에 참여한 선수의 닉네임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의 프로필을 알려주는 차원이었으나, 문제는 해당 게이머의 닉네임이 가지는 의미에서 불거졌다.
이 선수의 닉네임은 ‘북괴멀티전라도’로, 이는 북괴와 멀티, 전라도를 합성한 단어다. 이 가운데 ‘멀티’는 스타크래프트에 등장하는 게임용어로 “먼저 소탕해야할 지역”을 뜻한다. 그러니 이 조어 자체는 진보색채가 강한 전라도 지역을 종북세력으로 인지하며, “전쟁이 발발했을 경우 먼저 소통해야한다”는 의미를 담은 셈이 된다.
누리꾼들은 때문에 거센 항의와 반발로 제작진의 부주의를 지적했다.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 닉네임을 여과없이 노출한 것에 대해 “아무리 그래도 방송인데, 지역비하를 담은 말을 내보내기까지는 제작진이 신중하게 판단했어야 한다”, “저 닉네임은 인터넷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보기에도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인데, 어떻게 아무런 판단도 없이 내보낼 수 있을까”라면서 의아해했다. 또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아이디인데다, 게임용어까지 포함된 말을 게임방송에서 부주의하게 내보낼 수 있을까. 정말 불쾌하다”, “굉장한 모욕감을 느꼈다”, “온게임넷을 보이콧하겠다”는 반응도 상당했다.
심지어 온라인에서는 해당 닉네임을 쓰는 게이머가 지난 9일 사이퍼스 공략게시판에 “사실 전라도에 아무 악감정 없으니 전라도 분들은 이해해 달라. 대회 끝나고 다른 것으로 변경하겠다”는 글을 남긴 사실까지 뒤늦게 알려지며,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방송 이후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온게임넷 측은 16일 “특정 출연자의 부적절한 닉네임이 방송에 그대로 노출되어 시청에 불편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부적절한 용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하고 방송에서 사용한 점에 대해서 온게임넷은 해당 제작진에게 주의와 함께 철저한 재발 방지 교육을 행할 것임을 약속드린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의 재방송분에서는 ‘북괴멀티전라도’라는 자막이 등장한 부분은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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