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Doping) 테스트를 마친 13두의 출주마들이 출발선에 들어섰다. ‘내장산’(13번마) 등 우승 후보 3두와 ‘글로벌퓨전’(9번마) 등 다크호스 3두가 대결하는 신년 초 최고의 ‘과천 더비(Derby)’에 2만5000여 구름 관중의 시선이 집중된다. 지난 5일 오후 4시40분, 경기도 과천경마공원에서 열린 올 시즌 첫 대상경주 풍경이다.
출발 신호가 울리자, 다크호스로 꼽히던 ‘돌풍질주’는 커리어(Career)의 3분의 2 지점까지 선두로 순항했지만, 4코너를 돌아 직선주로로 진입하면서 ‘내장산’에게 선두를 뺏기고 만다. 그러나 결승점을 70여m 앞둔 지점, 부상에서 회복한 ‘글로벌퓨전’이 맹렬 기세로 커리어 아웃 코스를 질주한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다.
하마평(下馬評)이 무색해지는 순간이고, ‘와이어 투 와이어(Wire-to-wire)’ 우승자는 없었다. 대회를 공동 주관한 장태평 마사회장과 이영만 (주)헤럴드 대표는 “시즌 초 최고의 더비”라고 입을 모았다.
흥미로운 것은 빅게임을 뜻하는 ‘Derby(1780년 경마대회를 주최한 영국 귀족)’, 경력과 행로를 의미하는 ‘Career(말의 질주를 뜻하는 프랑스어)’, 인마(人馬) 흥분제로 금지 약물인 ‘Dope’(1900년), 시종 선두를 달린다는 뜻의 ‘Wire-to-wire’(1700년대) 등이 모두 경마에서 유래됐다는 점이다.
걸어들어가야 할 지점인 하마비(下馬碑) 주변에 모여, 마주(벼슬아치)들의 출세ㆍ낙오 등 거취를 예상하던 마부들의 촌평인 ‘하마평’도 경마장을 달구는 요소이다. 흔히 쓰는 출마, 낙마 등도 경마 또는 기병에서 유래됐다. 말은 인간과 멀지 않은 곳이 있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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