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운동선수에게 던지면 대체로 ‘경쟁과 승리’라는 단어로 집약된다. 상대를 이기고 싶다, 1인자가 되고 싶다는 깊은 열망을 드러낸다.
같은 질문을 관중에게 해 보면, 승부의 결과도 나름 중요하지만 오히려 경기내용에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다. 승자와 패자의 단선구조를 벗어나 ‘감동과 열정’을 그 시간에 구매하려는 모습이다. 선수들이 승부결과에 함몰돼 그들만의 경기를 하면 충성도 높은 관중마저도 썰물처럼 빠져나가게 된다. 관중은 승부보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의 움직임에서 자기만의 위로와 용기를 얻게 된다. 심리학적으로 ‘정화작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년 여름, 런던 올림픽에서 태극전사가 보여준 에너지는 실로 대단했다. 폭염과 전력난이 가중된 한여름 밤의 그 긴긴 추억을 어찌 말로 표현 할 수 있을까. 쉽게 잠들 수 없었다.
양학선의 ‘양학선’ 도마기술은 새로움을 끊임없이 갈구한 선수의 값진 결과물이었다. 이기는 방법을 기술창조에서 찾은 발상의 전환이었다. 새로움을 창조하려는 노력이 빛났다. 더 나아가 ‘양학선2’의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고 한다. 1인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그의 모습에서 감동을 본다.
가장 안타까운 것은 신아람의 ‘멈춰버린 1초’였다. 너무도 긴 시간의 파고였다. 한국 펜싱의 소리없는 성장이 그들에게는 불편한 진실이었다. 종주국인 유럽의 고정관념을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 큰 소득이었다.
동메달을 획득한 축구는 백미 중에 백미였다. 월드컵 4강 이후 실력과 운의 경계선에 머물러 있던 한국 축구를 국내외에 확실히 인식시키는 전략적인 변곡점이 되었다.
스포츠는 감동이 중요하다. 감동은 조작되지 않는다. 펼쳐진 사실 그대로의 모습에서 진정한 스토리가 만들어진다. 역도선수 ‘이배영’이 베이징 올림픽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바벨을 움켜쥐고 쓰러지는 그 순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가슴 뭉클함이 전해지지 않았던가.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는 국내에 경쟁자가 없어 외로움을 토로하고 있다. 옆 라인의 선수와 엎치락뒤치락 거리며 일각을 다투는 경쟁의 짜릿한 전율을 느끼고 싶단다. 다른 사람에게 당연한 사실마저도 그녀에게는 소망이 된다. 묵묵히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제 계사년의 아침 해가 떴다. 뱀이 동면 이후 허물을 벗는 그 순간 새로움이 시작된다. 변화를 시도하고, 전진과 진보를 꿈꾸며, 소통을 게을리하지 않는 담대함이 관통하는 올 한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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