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요소 1%까지 분간하는 美음악시장 가수에 노래 맞춰져야 두번째 신화탄생
싸이<사진>가 성공했다 해서 또 금방 영미권에 진출하는 가수가 나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싸이는 ‘감’이 매우 발달해 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는 노래, 춤, 예능, 놀이 등 각종 요소가 들어 있다. 싸이는 이를 어떻게 배분하고 끌고가야 할지를 잘 안다. 그것이 ‘감’이다. 싸이는 데뷔곡인 ‘새’부터 12년간 ‘감’의 내공을 발전시켜왔다. ‘강남스타일’은 예능한류의 속성도 지니고 있다. 얼마전 ‘무한도전’에서 뉴욕 공연을 펼쳤을 때 싸이가 노홍철에게 “너 지분도 30% 있어”라고 말했는데, 이는 정확한 진단이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기존 한류의 흐름과는 다른 것이지만 그렇다고 한류가 아닌 것은 아니며 K-팝의 범주를 벗어난 것도 아니다. 싸이로 인해 K-팝 한류의 품목이 다양화한 것으로 봐야 한다.
아이돌 음악도 훌륭한 K-팝 한류 자원이긴 하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가기는 힘들다. 아이돌은 변화하지 않으면 국내 무대에서도 도태되는 상황을 맞이했다. 아이돌은 유닛 활동, 인디밴드나 뮤지션과의 협업 등을 통해 생존하려고 애쓰고 있다. 이는 아이돌의 향후 한류전략과도 연결된다.
싸이처럼 ‘감’을 개발하건, 아이돌 가수처럼 오랜 기간 훈련과 연습으로 다진 ‘루틴’을 발전시키건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맞느냐에 달려 있다. 노래에다 가수를 맞추는 스타일이 아니라 가수에게 노래가 맞춰져야 한다. 그래야 미국 사람이 즐겨 말하는 ‘진짜’가 될 수 있다. 미국 대중은 가짜 요소가 1%만 있어도 이를 가려낸다.
세계인의 김수성에 맞추는 것은 기획과 제도권 교육에서 나올 성질의 것은 아니다. 그곳의 문화를 넘나들며 자유롭게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중요하다. 싸이는 버클리음대를 다닌 경험도 있고, 뉴욕 클럽문화도 체험했고, 한국의 군대문화도 2차례나 경험했다.
이런 경험은 싸이를 B급 정서를 소통의 본질로 체득하게 했다. 하지만 싸이의 B급은 무조건 저급하고 키치적이기만 한 건 아니다. 포장지는 B급이지만 내용물은 A급이다. 싸이의 음악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되, 철저한 트렌드 접목형이다. 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방식은 ‘좀더 웃기고, 좀더 한심하게’였다. 그런데 이게 세계 대부분 지역에도 통했다. 한 마디로 ‘웃긴다, 재미있다’는 정서로 수렴됐다.
그러니까 ‘제2의 싸이’는 싸이와는 다른 스타일이지만 ‘감’만은 뛰어난 가수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문화가 싹틀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콘텐츠를 평가해주는 문화도 필요하다. 국가가 한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다.
서병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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