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기관 고위간부·병원장 등 연루의혹 당사자는 “관련없다” 강력 부인

기업위기 시기 맞물려 이권청탁 개연성 경찰, 성접대·건설업자 불법행위 조사

건설업체 대표 A(51) 씨가 사회 고위직 인사들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자칫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며 대형 ‘섹스게이트’로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사정라인에 있던 이들을 강원도 원주의 산골에 있는 A 씨의 별장으로 초대한 뒤 골프 접대를 하고, 밤에는 그들만의 파티를 열었다. 또 자연스럽게 술자리가 끝난 뒤에는 성접대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각종 이권 청탁이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체 누가 성접대 받았나=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은 전ㆍ현직 사정기관 고위직 간부였던 C 씨와 E 씨 그리고 수도권 소재의 병원장 D 씨, 전직 감사원 간부였던 F 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전직 사정기관 고위직 간부였던 C 씨는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A 씨와의 관계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맞다. 근데 내가 아는 사람 중 한 명일 뿐이고. 난 그 사건과 아무런 관련도 없다”며 연루설을 적극 부인했다. 또 다른 사정기관 차관급 고위직 인물로 알려진 E 씨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건설업자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해 성접대를 한 의혹의 장소로 지목된 원주시 부론면 별장 전경. 원주=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건설업자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해 성접대를 한 의혹의 장소로 지목된 원주시 부론면 별장 전경. 원주=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건설업자가 유명 인사들을 초대해 성접대를 한 의혹의 장소로 지목된 원주시 부론면 별장 전경. 원주=김명섭 기자  msir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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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 D 씨 역시 연락이 되지 않았지만, 이 병원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원장의 성접대 연루설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A 씨의 건설업체가 지난해 이 병원에서 인테리어 공사를 수주한 사실은 인정했다. 또 D 병원장은 당초 A 씨와의 관계를 부정하다 최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A 씨의 별장에 간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감사원 간부였던 F 씨는 “A 씨로부터 별장에 놀러자가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으나 A 씨가 자신에게 돈을 요구한 적이 있고, 계속 별장에 초대를 하는 점 등이 꺼림칙해 별장에 놀러가지는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건설업자였던 A 씨는 왜 치졸한 성접대를 했을까=경찰 수사의 초점은 건설업자 A 씨가 사회 지도층 인사들을 별장으로 불러들여 성접대를 했는지, A 씨의 건설사업과 관련해 성접대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경찰청 특수수사과 관계자는 “성접대 여부를 비롯해 건설업자의 불법행위 전반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A 씨가 지난 1996년 세운 J업체는 본래 부동산 개발만을 전문으로 하는 개발업체로 알려졌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3년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소재의 한 쇼핑센터 건설 분양 사업에서 J 업체는 시행을 담당했다. 하지만 J 업체는 이후 서울 방배동의 중대형 빌라 시공사업에 진출하는 등 사업영역을 확장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문제는 쇼핑센터 분양 과정에서 발생했다. 날림시공, 분양자 동의를 무시한 설계변경, 개발비 무임승차 의혹 등 문제가 잇따랐다. 이 쇼핑센터 입주자들은 준공 이후 2년 가까이 오픈도 못한 채 막대한 피해를 입어야 했다. 이에 상가 입주자들은 자신들이 납부한 상가개발비 70억원이 전액 횡령당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지난 2010년 횡령 혐의로 A 씨 등을 고발조치했다.

A 씨가 성접대를 했다고 의혹을 받는 시기는 2009~2011년 말 사이로 사업난을 겪을 시기라 사업상 이권을 위해 사회지도층을 끌어들였을 가능성이 있다.

▶그들만의 아방궁…그곳은=규모 6800m²(2000여평)에 위치한 A 씨의 별장은 4층과 3층 주택이 각 1개동, 2층 주택이 2개동, 관리동으로 보이는 단층 주택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수영장과 정자, 영화감상실, 연못 등까지 갖추고 있었다.

시행 등을 통해 돈을 벌었던 A 씨가 매입했던 이 별장은 그러나 경영난에 빠지면서 지난 2010년 1월 경매에 넘어가 세 차례 유찰 끝에 지난해 4월 최초 경매가의 3분이 1 수준인 10억5000만원에 일괄 매각됐다.

김기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