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민상식기자]지난 9, 10일 이틀 동안 경북 포항과 울산 등 전국 26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30여명이 숨지거나 다치고 산림 120㏊가 소실됐다.
지난 9일 오후 3시50분께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탑산에서 중학생의 불장난으로 산불이 나 17시간 만인 10일 오전 9시께 진화됐다.
불은 최고 초속 15.9m의 강풍을 타고 1시간여 만에 용흥동ㆍ우현동ㆍ중앙동ㆍ학산동 등 4개 동을 휩쓸었다. 산불은 20층짜리 아파트 단지도 뛰어넘으며 번져 아파트와 주택 58채가 불탔고, 70대 노인이 숨지는 등 모두 21명이 부상했다.
특히 산불에 가장 피해가 컸던 주민은 산비탈에 사는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이었다. 포항 산불에서는 용흥동 탑산 끝자락에 있는 우미골의 피해가 심했다. 이 마을에서는 주택 전체 100여가구 중 30%인 28채가 불에 탔고 수십 가구가 큰 피해를 봤다. 우미골은 한때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다 수포로 돌아간 저소득층 집중 주거지역이다.
이 지역 주민센터 관계자는 “우미골은 독거노인이나 하루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소득층이 대부분이다. 이들은 산비탈에 슬레이트ㆍ판잣집을 짓고 살기 때문에 산불에 따른 피해가 더욱 컸다”고 말했다.
9일 오후 8시30분께 울산 울주군 상북면 능산마을 인근 산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주택 20여채와 가축 1300여마리가 불에 탔다. 울산 산불에서도 농축산업 종사자, 독거노인 등 야산 인근에 거주하는 영세민에게 피해가 집중됐다.
정부는 피해 주민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내놨다. 지방세 면제 및 징수 유예 등의 지원 기준을 해당 시ㆍ도에 통보하고 시행을 독려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포항과 울산 산불피해 지역에 2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화재로 전소된 집을 다시 지을 때는 취득세 등 지방세가 면제되고, 세금을 고지받은 산불 피해 주민에게는 세금 징수가 유예된다”고 설명했다.
산불은 매년 3, 4월 집중 발생하고 있다. 봄 가뭄에다 행락객이 급증하고 논둑 태우기 등이 빈번하게 행해지기 때문이다. 산림청이 최근 10년간(2002~2011년) 분석한 산불 발생 원인에 따르면 전체 산불 중 입산자 과실이 42%, 논ㆍ밭두렁 소각이 18%였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 근처 논ㆍ밭두렁 태우기를 하지 않고, 산에 들어갈 때는 라이터 등 인화성 물질을 가져가지 말라”면서 “앞으로도 건조하고 따뜻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산불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