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긴장이 고조되면서 재계가 또 하나의 경영리스크인 ‘북풍(北風)’을 맞고 있다. 경영리스크의 중심을 북풍에 맞추고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를 북한발(發) 폭풍에 다양한 경영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재계는 “가뜩이나 경영 환경이 불안해 올해 투자나 일자리창출 계획을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판에 북풍까지 겹치다보니 좌불안석할 정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남북 긴장으로 남북교역이 더 얼어붙으면서 섬유, 수산물업계 등 일부 북한사업 업체는 대북사업을 접어야할 기로에까지 서게 됐다.

삼성 등 대기업은 북한 관련 동향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특별히 경영과 관련해 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북한 관련 상황은 워낙 돌발성이 있고 럭비공처럼 방향성을 몰라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북리스크에 대한 점검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 관광 중단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떤 현대그룹은 새정부들어 남북관계가 초 긴장상태로 돌아가자, 상당히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한반도 프로세스 등 남북관계 진전에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상당기간 긴장국면이 계속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철강, 조선 등 중대형업종 일부 기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면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북상황이 심상치 않으면서 수주에 영향을 미칠지 세심한 체크에 돌입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초긴장상태가 되면 늘 해외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조짐이 있어왔는데 이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대북리스크에 관해선 늘 조심하고 있지만, 혹시나 하면서 주시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북관련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은 체감도가 훨씬 민감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교역액은 19억8000만 달러로, 59억3000만 달러를 기록한 북중무역의 3분의 1수준에 그쳤다. 2000년대 후반 이후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ㆍ물적 교류가 잠정 중단되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진출 및 투자확대 등이 금지되자, 이같은 타격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9년 전후 약 4억~7억 달러에 달했던 일반교역과 위탁가공교역은 현재는 거의 전무한 상태로, 북한사업 성장 동력 실종 마저 우려될 정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북한의 위협이 한국경제를 요동칠 정도로 우리 경제가 허약하지는 않지만, 외국인 투자와 수주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은 도발 위협을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협상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