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제네바모터쇼’ 현대·쌍용·르노닛산 CEO가 본 시장전망
EU 침체·원화가치 상승 가시밭 “현대차 성능 자신…걱정 안해”
쌍용 이유일 사장 “시장 반토막” 低탄소 모델·신차 X-100에 기대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 “예측불가…시장전망 재설정 필요”
[제네바(스위스)=김대연 기자] “미국과 중국의 자동차 시장이 다 중요하지만 이쪽(유럽) 시장이 제일 까다로운 것 같다.”(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전체 시장 전망을 재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유럽은 당분간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
“스페인 독일 터키 시장도 어렵다. 최근 유럽 사람들을 만나면 먼저 가격부터 깎아 달라고 하더라.”(이유일 쌍용자동차 사장)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팔렉스포에서 개막한 ‘2013 제네바 모터쇼’에 등장한 국내외 자동차업체의 최고경영진은 하나같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유럽의 자동차 시장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했다. 다만 모두 어려운 상황인 만큼 차별화된 전략으로 유럽인들의 지갑을 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럽 시장과 관련해 “(현재 상황이) 3~4년은 가지 않겠느냐”며 “그리스와 스페인 등이 살아날 조짐이 안 보여 걱정이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유럽은 세계적인 메이커들이 몰려 있어 경쟁이 쉽지가 않다”며 “그러나 성능은 물론 연비에서도 인정을 받게 되면 판매와 마켓셰어가 자동으로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유럽연합(EU) 내 신규 자동차 등록(유럽자동차공업협회 기준)은 전년 대비 8.2% 떨어진 1205만3904대로, 지난 199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나마 현대ㆍ기아차는 ‘i30’ ‘씨드’ 등 현지 전략차종의 선전을 바탕으로 전년 대비 11.6%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올해는 자동차 수요가 전년 대비 0.7%(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추정치)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원화 가치 상승 등으로 작년보다 상황이 더 나쁘다.
불황의 돌파구로 정 부회장은 품질을 바탕으로 한 기술력 강화를 강조했다. 후발 주자인 만큼 경쟁 업체일지라도 배울 것은 배우겠다는 내용도 빼먹지 않았다. 정 부회장이 이날 행사장의 벤츠, BMW, 푸조 등 경쟁 자동차의 부스를 돌아다니며 꼼꼼히 살펴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정 부회장은 “둘러보니 연비가 더욱 중요하고, 기술이 빨리 발전하고 있음을 새삼 느꼈다”며 “현대ㆍ기아차가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유럽 신차 출시와 저(低)이산화탄소 모델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년 사이에 유럽 시장이 반 토막 났다. 쌍용차도 판매가 많이 줄었다”며 “이에 저(低)이산화탄소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고 했다. 기존에 158마력인 ‘코란도C’를 지난해 4분기부터 유럽 지역에서 추가적인 세금 혜택이 가능한 149마력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가 이번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유럽 출시에 들어간 ‘코란도 투리스모’ 역시 150마력으로 맞췄다. 이 사장은 “2015년 1월 신차가 나오면 쌍용차의 유럽 판매 상황이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도 “아직까지 유럽 시장에는 여러 가지 불확실성이 많이 남아 있어서 정확히 예측하기 힘들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유럽 시장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에 르노자동차는 노사 합의를 통한 원가 절감 노력을 더욱 강화키로 했다. 이에 대해 제롬스톨 세일즈앤마케팅 총괄 수석 부회장은 “올해 (르노의) 유럽 판매는 3%, 프랑스 판매는 5%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공장이 문을 닫는 대신 닛산 수준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으로 노조와 합의를 하고 있다. (한국의 르노삼성자동차를 포함해) 2016년까지 전 세계에서 합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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