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 지난 3일 화재로 타버린 서울 대한문 앞 농성장 철거를 놓고 농성촌 관계자와 서울 중구청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화재로 천막 3개 동 중 2개 동이 전소하고 1개 동도 절반 이상 탔지만, 쌍용차 범국민대책위가 새로운 천막을 설치하며 8일로 예정된 중구청의 행정대집행을 앞두고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의 입장차가 커 물리적인 충돌도 우려된다.

중구청은 지난달 28일 범대위 측에 ‘농성장을 자진철거하지 않으면 3월 8일 농성장을 철거하겠다’는 내용의 강제집행 계고장을 보냈다.

지난해 말에도 행정대집행을 통보했던 중구청은 이번 화재로 덕수궁 돌담의 문화재 훼손이 우려돼 철거를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범대위는 천막을 일부 새로 세우는 등 철거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범대위 관계자는 6일 “중구청이 철거 요청한 농성장은 불 타 사라졌다”며 “철거를 위해선 새로운 천막에 대한 계고장을 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범대위는 새로 세운 천막이 ‘농성장’이 아닌 ‘분향소’여서 행정대집행이 법적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구청은 “행정대집행 실시 대상은 덕수궁 대한문 앞 ‘정동 5-5번지 도로 상에 설치된 집회 시위용 천막’ 등 시설물”이라며 “새로운 천막이라고 목적물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중구청은 원래 천막 2동이 있던 자리의 화재 잔해를 정리한 뒤 화분 31개를 설치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천막 재설치를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화분을 가져다 놓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양측이 대화를 포기한 것은 아니라 협상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외협력부장은 “물리적 충돌없이 대화를 통해 풀었으면 좋겠다는 입장은 분명하다”며 “화재 이후에도 중구청과 갈등이 있지만 대화로 일정 부분 조율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김 부장은 “천막 밖의 시설물을 안으로 들여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양보안을 제시했다.

한편 중구청 관계자는 “천막을 고정으로 설치한 것은 도로법 위반”이라며 “대화로 해법을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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