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국내 론칭한 獨 ‘퍼실’ 홈쇼핑서만 1000억 매출 최강자

애경 ‘리큐’ 지난해부터 도전장 방송마다 목표대비 120% 호실적 LG생건 ‘한입세제’도 본격 진출

독일 헨켈 사의 세탁세제 ‘퍼실’이 수년 동안 꽉 잡고 있던 홈쇼핑 세제 시장에 미묘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홈쇼핑 시장에 도전장을 낸 애경의 ‘리큐’가 올 초부터 활발한 방송과 더불어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퍼실’은 국내 론칭 이후 오프라인 채널과 더불어 홈쇼핑을 통한 판매에 주력해왔다.

2010년 4월 국내 홈쇼핑 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후 방송 때마다 수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홈쇼핑 세제 시장 성장을 주도해왔다.

‘퍼실’의 인기 비결은 강력한 세척력과 더불어 홈쇼핑 판매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구성이다. 홈쇼핑에서 ‘퍼실’을 판매할 때에는 보통 헨켈의 섬유유연제인 ‘버넬’과 주방세제 ‘프릴’ 등을 묶어서 판매한다.

이 같은 강점을 앞세워 ‘퍼실’이 홈쇼핑에서 올린 매출만 지난 2월 기준으로 1000억원이 넘는다. GS샵에서 지난해 ‘퍼실’이 올린 매출은 100억원, CJ오쇼핑에서는 75억원, 롯데홈쇼핑에서는 174억원 상당. 롯데홈쇼핑에서는 ‘퍼실’이 지난해 히트 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퍼실’이 1인자로 군림했던 홈쇼핑 세제 시장에 변화가 불어온 것은 지난해 애경의 겔 세제 ‘리큐’가 홈쇼핑 시장에 발을 디디면서다. 애경의 ‘리큐’는 2010년 5월 출시됐으나 줄곧 오프라인 채널에 영업력을 집중하다 지난해부터 홈쇼핑 시장을 두드렸다. 이후 방송마다 목표 대비 120% 상당의 호실적을 내며 ‘퍼실’ 뒤를 이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아직은 ‘리큐’가 ‘퍼실’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매출 추이를 보면 ‘퍼실’은 방송 회당 평균 3.5억원, ‘리큐’는 2억원 상당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에서도 ‘퍼실’이 올해 이미 32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지난해보다 평균 8.4%가량 신장한 매출 추이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리큐’가 홈쇼핑 시장에서는 이제 첫 걸음을 내디딘 단계라는 것을 감안하면, 세대교체를 기대할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CJ오쇼핑에서는 올해 ‘퍼실’이 2회 방송을 하는 동안 ‘리큐’는 9번 방송을 하고, 방송마다 1만5000건 상당의 주문량을 기록했다.

‘리큐’ 외에도 LG생활건강의 ‘한입세제’가 지난달 GS샵에서 첫 방송을 하기도 했다. 국내 생활용품업계 양대 브랜드가 홈쇼핑 시장에서 기지개를 켜는 것을 두고, ‘퍼실’ 등 수입 브랜드가 주도했던 홈쇼핑 세제 시장 2세대의 움직임이 국내 브랜드가 주도하는 3세대로 이동하는 모양새라는 평도 나온다.

‘퍼실’이 홈쇼핑 세제 시장 2세대를 장악했고 ‘리큐’가 3세대 개척을 노리는 것과 달리, 1세대를 대표할 만한 대기업 제품이나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이 없다. 홈쇼핑 세제 시장의 명맥이 꾸준히 이어지지 못하고 드문드문 한 것은 세제가 전형적인 ‘불황형 상품’이기 때문이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세제는 방송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반 가정에서 1년여를 사용하기에 충분한 분량을 묶어서 판매한다. 경기가 호황일 때에는 소비자들이 몇만원을 아끼겠다고 1년치 세제를 한 번에 사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홈쇼핑에서의 세제 판매가 활발하지 않다. 송아람 GS샵 생활용품담당 상품기획자(MD)는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세제는 보통 정가보다 30~35% 저렴하고, 섬유유연제나 주방세제 등 용도에 따른 다양한 제품을 묶어서 구성하기 때문에 인기”라며 “무거운 액상세제를 집까지 배달해주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라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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