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엔화 약세로 국내 증시에 돈이 돌지 않자 자산가들의 관심이 바다 건너 일본으로 향하고 있다. 엔화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은, 싼 값에 일본 주식을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연초만해도 일본 정부의 의도적 ‘엔저’를 세계가 두고보지 않을 것이란 희망이 있었지만, 주요20개국(G20)회의에서도 엔저를 ‘용인’할 정도여서 머뭇거리던 투자심리가 꿈틀대고 있다.

일본에 투자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가장 손쉽게 소액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금융회사들이 판매하는 일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 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도 증권사의 해외주식중개를 통해 가능하다. 보다 많은 금액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싶다면 증권사들이 운영하는 일본 투자 관련 랩어카운트 상품에 가입할 수도 있다.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는 절차가 의외로 간단하다. 해외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증권사에서 주식계좌 개설 후 원화를 입금하고 전화로 주문하면 된다. 단 오프라인 거래여서 수수료(통상 거래금액의 0.5%)가 비싸다.

해외 주식 중개 서비스를 차별화해 선보이는 곳을 택하는 방법도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100여 개 해외주식 및 해외ETF를 매월 고객이 지정한 날짜에 적립식 형태로 편리하게 자동 매수해주는 ‘옥토 글로벌 적립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일본으로의 증권 결제는 6644만 달러로 전분기 3763만 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엔저가 이어지자 일본 증시 투자가 늘어난 것이다.

장준필 대신증권 글로벌영업부 차장은 “최근 엔저로 수출경쟁력을 회복한 일본의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도요타자동차, 소니등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고, 일본 부동산 회복에 따라 리츠 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요타자동차, 소니, 캐논, 일본리테일펀드리츠, 닛폰빌딩펀드리츠 등에 투자자금이 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올들어 현재까지 고객들이 주로 산 일본 주식 종목이 골드윈, 샤프, 넥슨, 소니, 일본거래소 등 일본 경기 진작에 따라 상승이 예상되는 종목이라고 전했다.

직접 투자 시 종목 선정에 자신이 없다면 아예 엔화 약세에 베팅해 자산관리에 나서주는 랩어카운트 상품도 고려해볼 만 하다.

KDB대우증권의 ‘엔화 약세 베팅랩’은 고객이 원화로 자금을 입금하면 이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 상장된 엔화 쇼트(매도)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상품이다. 통상 일본 투자시 원화를 달러로,달러를 엔화로 환전해 투자하는 복잡한 절차를 줄이고 엔/달러 환율에 직접 투자하는 효과를 노릴 수 있도록 했다. 랩 상품이어서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이다.

김희주 KDB대우증권 상품개발부 이사는 “엔화 약세 베팅랩의 올들어 이달 24일까지 누적수익률은 45%로, 이 상품으로 얻는 수익은 종합소득세율이 아닌 양도소득세율로 과세돼 절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엔저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증권사들도 ‘준비’에 분주하다. 신한금융투자는 다음달 초 일본 ETF 랩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미래에셋증권도 엔화 관련 파생결합증권(DLS)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랩 상품에 가입할 만큼 투자자금 여유가 없고, 직접 투자가 낯설다면 일본 펀드 역시 유효하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들어 일본 펀드에 유입된 자금만도 1000억원 수준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가 잇따르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대안으로 일본이 뜨오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화일본주식&리츠펀드는 올들어 수익률만 35.75%이다. 엔화 약세로 수출이 늘어날 것을 예상한 일본 기업들이 사무실을 확장하면서 부동산 임대료가 뛰는 바람에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한편 연초 후 30%대를 자랑하는 일본주식형펀드들이 담은 종목에는 도요타자동차를 비롯해 스미토모 미츠이, 미츠비시 등 금융주와 키엔스(레이저 센서 메이커), 미츠비시 타나베(제약)가 담겨 있다. 다만 일본 주식이 앞으로도 얼마나 더 오를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도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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