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부 철새떼 북쪽으로 이동 베이징서 첫 감염 환자 발생 의료기관등 긴급 대비태세 돌입
상하이등 가금류 살처분 여파 셔틀콕 재료 부족 수출 직격탄 무역박람회 차질등 경제도 불똥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H7N9형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가 중국 북쪽으로 확산되면서 중대기로에 접어들었다. 이번 AI가 대유행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포감마저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관련 농가가 도산에 몰리고, 배드민턴 등 스포츠와 박람회에도 충격이 미치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전역으로 확산 가능성 높아=지난 13일 베이징에 이어 허난(河南)성에서도 환자가 발생하면서 15일 현재 중국에서 신종 AI 환자 수는 60명으로 증가했고, 이 가운데 13명이 사망했다.
그동안 환자는 상하이(上海)와 안후이(安徽)성 등 주로 중동부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지만 이제는 점차 북쪽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창장(長江)삼각주 지역에 머물던 철새떼가 번식 등을 위해 북방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I 바이러스가 확산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 북부권에서 지속적으로 신종 AI 감염 사례가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인구 2000만명의 수도 베이징은 환자가 발생하자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베이징시내 의료기관은 이미 감염자 확산을 상정하고 병실ㆍ의약품ㆍ구호물자 등의 확보를 추진하는 등 대비에 들어갔다. 교육당국도 등교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체온검사를 실시하고 발병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배드민턴은 직격탄, 박람회 등에도 영향 확산=중국발 AI의 영향은 이제 스포츠계에까지 이르렀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종목은 배드민턴이다. 중국은 배드민턴 셔틀콕의 주요 생산국이자 원료 수출국이다. 중국 내 셔틀콕의 주요 생산지는 상하이(上海)와 인근 장쑤(江蘇)성이다. 이곳에는 깃털을 공급하는 거위 및 오리 농장이 집중돼 있다.
그런데 이 지역은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지역이다. 이곳에서 가금류가 살처분되면서 원료인 깃털이 부족해졌다. 이에 따라 셔틀콕 가격은 큰 폭으로 오르는 반면 질은 떨어지고 있다.
더구나 소비자 사이에서는 이 지역에서 생산된 셔틀콕을 기피하는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최근에는 배드민턴 대국 인도네시아가 중국산 셔틀콕 수입을 금지하면서 수출업체까지 비상이 걸렸다.
또한 15일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에서 개막한 ‘2013 광저우교역회(캔톤페어)’도 후폭풍을 맞고 있다.
아시아 최대 국제상품박람회인 캔톤페어는 중국 무역시장의 ‘바로미터’다. 그러나 올해는 신종 AI와 한반도 정세불안 등의 여파로 예년보다 다소 썰렁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치러질 것으로 우려된다.
류젠쥔(劉建軍) 캔톤페어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참가업체 수가 지난해보다 94개 줄었다”면서 “AI 등 돌발사건만 없었다면 좀더 안정적으로 박람회가 진행됐을 것”이라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가금류 대수난 시대=가금류 농가와 유통상도 이번 사태로 휘청거리고 있다. 15일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는 광둥지역에서 비둘기 등 가금류가 대거 살처분되면서 관련 업계가 도산 직전에 몰려 있다고 보도했다.
광둥 성 자오칭(肇慶)시의 유명한 비둘기 사육농장인 ‘베이라이더(貝來得) 육(肉)비둘기기지’는 지금까지 12만마리의 비둘기를 살처분했다.
농장 관계자는 “비둘기는 팔리지 않고 사료는 계속 들어가 지난 10일 동안 200만위안의 손실을 봤다”면서 “눈물을 머금고 비둘기를 땅에 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다가는 망할 것 같다”면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