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 이탈 가속화… 운용사 순위도 지각변동
올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시장에 투자하는 대표적 간접 투자 상품인 펀드에서도 순유출이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올 들어 처음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한국운용에 1위를 내주는 등 금융투자업계에도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모습이다.
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올 들어 현재(1일 기준)까지 2조원 가까이 순자산 규모가 줄었다. 거래소에서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수치다.
2011년 말 57조1277억원이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순자산은 1년 후인 지난해 말에는 55조3063억원으로, 2조원가량 줄었다. 이어 올 들어 3개월 만에 지난 1년간 감소 규모인 2조원이 줄어, 53조2209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투자자금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뜻한다.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따라 중소형 운용사뿐 아니라 대형 운용사의 순자산 규모 순위도 달라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은 지난해 말 9조4920억원에서 현재 8조6094억원으로 9000억원 가까이 줄면서 한국운용(8조6448억원)에 근소한 차이로 밀려났다.
미래에셋의 국내 주식형 펀드 순자산 규모가 2011년 말 11조4665억원에 달하며 2위인 한국운용과 2조원 가까운 차이를 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감소세다.
1위로 올라선 한국운용도 지난해 말(9조1594억원)과 비교해 국내 주식형 순자산이 5000억원 이상 줄었고, 삼성자산운용도 올 들어 지난해보다 1600억원가량 국내 주식형 순자산이 줄어 4조437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가치투자’ 펀드를 내세운 운용사 세 곳의 순자산 규모는 올 들어 증가세를 보였다.
유망 중소형주를 찾아내 투자하는 ‘KB중소형포커스’로 히트를 친 KB자산운용은 타 운용사와 달리 올 들어 국내 주식형에서 2500억원가량 순자산이 늘어, 5조9547억원이 됐다. 2009년 11월 출시된 KB중소형포커스는 3년여 만에 설정 후 수익률 100%를 넘기기도 했다.
‘가치투자의 명가’로 꼽히는 한국밸류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 역시 올 들어 순자산 규모가 증가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허남권 전무(신영)와 이채원 부사장(한국밸류)은 가치투자의 대명사이자 대표적인 스타 펀드매니저로 꼽힌다.
올해 신영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 순자산은 400억원 늘어나 1조9250억원, 한국투자밸류가 2500억원 증가해 1조5009억원을 기록했다. 한국밸류는 지난해 국내 주식형 순자산 규모 12위에서 올 들어 두 계단 올랐다.
가치투자 운용사의 순자산 증가는 글로벌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대외발 불확실성에 따라 변동성을 줄이는 투자로 시선이 옮아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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